사진은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벽 전광판에 표시된 원/달러 환율.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은 최근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확대와 일방향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시장 안정화를 위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성욱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외환시장 거래 규범 준수와 시장 교란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나 유치 경쟁을 자제하고 환차손 위험 등에 대한 소비자 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과도한 환율 상승을 유발하는 투기적 외환거래와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 방침을 재확인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거래가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거나 과도한 쏠림 현상을 유발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에 대한 외국환포지션 점검 주기를 기존 월 단위에서 주간 또는 일 단위로 단축하는 등 한시적으로 관리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이달 종료 예정이던 고도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감독조치 유예도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응이 환율 상승의 근본 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달러예금 증가의 대부분이 개인이 아닌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은 지난 3월 말 591억600만달러에서 5월 말 636억9500만달러로 45억8900만달러 증가했다. 이후 일부 감소했지만 지난 8일 기준 622억7700만달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법인 달러예금은 같은 기간 466억1000만달러에서 501억8300만달러로 35억7300만달러 늘었다. 반면 개인 달러예금은 124억9600만달러에서 120억9400만달러로 감소했다. 전체 달러예금의 약 81%가 법인 자금인 셈이다.
5대 은행 달러(USD) 예금 추이
이는 최근 달러예금 증가가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보다 수출기업들의 달러 보유 확대 영향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늘면서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으로 보유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해외투자 확대와 향후 수입 결제 수요, 환율 상승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달러예금 금리도 현재 연 3.15~3.4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리가 달러예금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기보다 달러 보유 유인을 일부 강화하는 보조 요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러예금 금리가 연 3%대이긴 하지만 금리 때문에 수십억달러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율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해외투자, 수입 결제 수요 때문에 기업들이 달러를 쥐고 있는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달러 보유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외화 유동성과 건전성을 감독할 뿐 기업의 외화 보유를 직접 규제하지는 않는다. 결국 달러예금 마케팅 자제나 외환시장 점검 강화, 외국환포지션 관리 등 간접적인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들의 외화 보유 자체를 규제하는 문제와 금융회사의 외환시장 참여 행위를 관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사안”이라며 “현재로서는 시장 교란행위나 과도한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들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