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예탁원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예탁원 서울사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글로벌 추세에 맞춰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이뤄지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예탁원의 할 일도 많아지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예탁원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탁원은 ‘디지털자산 생태계 조성’ 목표로 △스테이블코인 기초자산 수탁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초자산 보관 △토큰증권(ST)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예탁원은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한국투자증권 및 OKX의 코인원 지분 투자, 하나금융의 1조원 규모 두나무 지분 투자 등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과 맞물린 합종연횡을 보면서 예탁원의 영역 확대 방안을 구상 중이다. 다음은 이 사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이윤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사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 광성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미국 플로리다대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39회 △금융위 금융시장분석과장·보험과장·중소금융과장·은행과장·자본시장조사단장·자본시장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상임위원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크게 4가지다.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스테이블코인 기초자산 수탁, 가상자산 현물 ETF, 디지털자산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목표는 전통적 자본시장을 넘어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기여하는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토큰증권 플랫폼은 내년 2월 토큰증권발행(STO) 관련 법 시행에 맞춘 선제적 대비를 하는 것이다. 토큰증권 발행심사, 분산원장의 전자등록 업무 적합성 평가, 토큰증권의 발행 총량관리 등을 수행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기초자산 수탁의 경우 원화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준비자산으로서 국채, 단기금융상품 등 기초자산의 보관, 관리, 검증 업무를 추진할 것이다.
가상자산 현물 ETF의 경우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현물 ETF의 기초자산인 가상자산 보관업무를 맡을 것이다.
이를 통해 예탁원의 업무를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확장시킬 것이다. 기존 전통금융 자본시장의 안전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보관, 결제, 권리 등 디지털자산 시장과의 연계에 나설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초자산 수탁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 조성' 관련해 4가지 신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시대 변화에 발맞춰 가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위에서 자본시장국장 등을 맡으면서 분산원장 방식의 증권 거래에 대해 다뤄봤다. 그러면서 시장 동향을 봤는데 해외는 변화가 빠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연중무휴 24시간 거래 서비스 추진하고 있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은 내달 토큰화 증권 서비스, 10월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증권 플랫폼을 공식 선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우리나라는 결제에 불편한 게 없는데 굳이 대비하거나 바꿀 필요가 있나’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기술 변화를 제도나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제도나 시스템이 기술 변화에 맞추지 않고 시장 기득권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선 안 된다. 그래서 예탁원도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추진 중인 것이다.
-디지털자산 관련한 리스크가 있지 않나.
△그래서 더더욱 예탁원이 나서야 한다. 공적 역할을 하는 믿을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 볼 때 사업자들의 편의성만 생각할 순 없다. 투자자 보호, 거래 안정성이 중요하다. 예탁원은 한국거래소가 5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고 증권사, 은행들이 지분 투자를 한 곳이다. 오랫동안 자본시장 인프라의 백본(backbone·척추) 역할을 해왔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신뢰성과 안정성에 기여할 것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과 맞물려 수탁 업무에 나설 것인가.
△그렇다. 한 정부 고위관료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초자산을 어디에 믿고 맡길 수 있을지’ 물어봤다. 그래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예탁원으로 가져오라’고 했다. 부동산 자산관리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즉 캠코(KAMCO)에 믿고 맡기듯이, 앞으로 자본시장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기초자산은 예탁원에 맡겨야 한다. 가상자산 현물 ETF도 가상자산을 예탁원에 맡기면 보관관리 사고, 뒷돈 논란,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진=한국예탁결제원)
△할 것이다. 앞으로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압류하는 가상자산이 늘어날 것이다. 민간 커스터디 업체에 맡기기보다는 공공 자산 관리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게 필요하다. 특정 사기업에 공공자산을 맡기는 것보다 공공 성격이 강한 예탁원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예탁원을 통해 이같은 커스터디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면 인프라 수출도 가능하다. 아시아 여러 국가에 이같은 금융 인프라를 수출하면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2월 STO 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은 잘 진행되고 있나.
△잘 진행되고 있다. 삼성SDS와 보안, 데이터 정합성, 운영 안정성 등에서 협업하고 있다. 준비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게 토큰증권 총량관리다. 제2의 테라·루나 사태가 없도록 철저한 토큰증권 전자등록 심사 및 총량관리에 나설 것이다. 발행된 토큰증권 수량과 실제 유통되는 토큰 수량이 항상 일치하는지 총량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다.
-지난 4월28일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주최 토론회에서 ‘STO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지분 구조를 바꿔 예탁원을 국가기간 인프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현재 예탁원의 지분은 한국거래소가 50% 넘게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 예탁결제원(DTCC)은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지분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른 기술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 예탁원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거래소 지분을 50% 아래로 낮추고 여러 서비스 기업들이 주주로 들어와야 한다. 예탁원의 여러 서비스와 관련된 기업들이 주주에 참여하는 게 향후 10년, 20년 중장기 방향으로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