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명목GDP 50년 만에 10% 돌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09일, 오후 07:05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물가를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며 기업 수익성 개선과 부채비율 하락, 세수 증가 등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GDP 잠정치는 전기 대비 1.8% 성장했다. 이는 속보치인 1.7%보다 0.1%포인트 상향한 수치로 지난 2020년 3분기(2.3%)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 성장하며 속보치(3.6%)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있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9% 증가하며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6.6% 늘어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추가 상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2.6%로 전망하고 있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0.1%포인트 상향 조정은 연간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영향이 있다”며 “8월 경제전망 때 변화된 여건을 반영해 다시 전망할 것”이라고 했다.

실질 GDP에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10.5% 증가해 지난 1976년 1분기(13.0%) 이후 약 50년 만에 10%대를 나타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이는 기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 컸다. 임금 지표인 피용자보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영업잉여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17.0% 늘어나면서다.

특히 이번 명목 GDP 급증은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1976년 1분기 명목 GDP가 13.0% 증가한 것은 글로벌 석유파동에 따른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명목 GDP 확대는 재정과 내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란 분석이다. 기업 이익이 늘면서 세수 기반이 확대하고 가계 소득과 소비 여력도 개선될 수 있어서다.

김 부장은 “기업 수익성 개선에 의한 명목 지표 확대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크게 완화하는 가운데 내수 진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향후 성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명목 GDP 증가에 따른 국내 부채비율 개선도 예상된다.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는 가계부채와 정부부채를 명목 GDP 대비 비율로 산출하고 있다. 분모인 명목 GDP가 커지면서 부채 비율이 상당 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욱 씨티 연구위원은 “올해 한국 명목 GDP 성장률은 지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전기기준. 단위는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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