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시세 일부러 건드렸나…고환율에 전방위 대응(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7:08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원·달러 환율 급등락을 틈탄 시장 교란 행위와 불법 외환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 단속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주요 외국환은행을 상대로 고강도 공동검사에 착수하며 보험사와 수출입 기업에 대한 점검 강화에도 나섰다.

1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서면·실지(현장) 검사를 병행하는 외환공동검사에 돌입했다. 은행이 고객 주문 정보 등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인위적으로 시세를 고정하거나 변동시킨 정황이 있는지가 점검 대상이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뉴시스)
당국은 판단 기준이 모호한 ‘투기’ 행위보다 위법성이 비교적 명확한 시장교란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이나 기관투자자가 특정 시점에 달러를 매수하겠다는 주문을 받은 은행이 자체 자금으로 달러를 대거 사들여 환율을 끌어올린 후 차익을 얻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이는 시장의 정상적인 가격 형성을 왜곡할 수 있다.

이 같은 시세 조종 행위가 실제 처벌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지만, 당국은 시장에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과거 처벌 사례가 없고 위법성을 명확히 입증해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당국이 직접 현장에 나가 검사한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경고가 돼 시장 교란 시도나 행태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은 비은행권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했다. 금감원은 이날 보험사를 소집해 환율 상승 기대감에 기댄 무리한 환투기성 외화 투자를 억제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달러보험이 ‘환테크’ 상품으로 둔갑해 불완전판매되지 않도록 요구했다.

정부는 실물경제 부문의 불법 외환거래 단속도 확대한다. 재경부는 이날 범정부 불법외환거래 대응반 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불법 외환거래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애초 올해 상반기까지만 운영할 예정이었던 대응반도 상시 조직으로 전환한다.

관세청이 올해 1월부터 무역대금 편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외환검사를 벌인 결과, 지난 5월까지 38개사에서 약 4154억원 규모의 불법 외환거래가 발견됐다. 국가정보원 역시 무역대금을 가장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후 가상자산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업체를 적발했다.

당국은 이 같은 변칙 무역결제와 재산 해외 도피뿐만 아니라, ‘리드 앤 래그’ 행위도 주요 타깃으로 삼아 집중 점검한다. 환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수입업체가 달러 결제일을 앞당겨 미리 달러를 사재기하거나(리드), 반대로 수출업체가 더 높은 환율에 달러를 팔기 위해 대금 수령을 늦추는(래그) 행위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번 공동검사와 불법외환거래 대응반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 없이 엄중하게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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