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STO 독자 플랫폼' 구축 러시…코스콤 "우리도 정형증권 검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5:15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내년 2월 토큰증권(STO)법 시행을 앞두고 공동 STO 플랫폼을 추진 중인 코스콤이 채권·머니마켓펀드(MMF) 등 정형증권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 플랫폼 참여를 저울질하던 주요 증권사들이 정형증권 STO 시장 선점을 위해 연이어 독자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다.

(사진=코스콤 제공)
10일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는 비정형증권인 신종증권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제도화 흐름에 맞춰 최근 정형증권 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코스콤은 교보증권·다올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등 11개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공동 STO 플랫폼 구축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장은 “우선 신종증권으로 시작을 하더라도 민관합동 토큰증권 협의체 제2차 회의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형증권 토큰화의 단계적 도입 검토를 언급한 만큼 제도화에 맞춰 정형증권 시스템 준비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콤은 그동안에도 미국 예탁결제원(DTCC),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등 주요 시장 인프라 기업들의 움직임을 참고하며 정형증권 도입 가능성에 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비정형증권 중심 STO의 한계를 넘어 정형증권 ST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독자 플랫폼 구축으로 방향을 틀면서 코스콤 역시 발행 플랫폼의 확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동 STO 플랫폼을 기반으로 인프라 사업자 지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신종증권뿐 아니라 정형증권까지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최근 토큰증권 시장의 무게중심은 단순 조각투자에서 자본시장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초기 STO 시장이 부동산, 미술품, 한우 등 비정형 자산의 지분형 투자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주식·채권·MMF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 발행·유통·결제 인프라로 관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특히 금융위가 오는 7월 토큰증권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기초자산을 묶어 발행하는 ‘풀링’ 허용, 장외거래소 시장 구조, 주식·채권·MMF 등 정형증권 토큰화, 온체인 결제 로드맵 등을 검토하면서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채권과 MMF 등 정형증권을 포함한 통합 자체 발행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지난달 시장 참여자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금융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당시 한국거래소(KRX)가 주도하는 KDX 컨소시엄에 참여해왔지만, 부동산 등 비정형증권 STO의 한계를 넘어 정형증권 ST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체 발행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4년 말 하나금융그룹 등과 함께 자체 토큰증권 플랫폼 메인넷 구축을 마쳤으며 주식·채권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투자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자산 토큰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월 홍콩에서 국내 금융사 최초로 디지털 채권을 발행하며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결제 구조를 시험했고 홍콩법인을 통해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가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STO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펄스(PULSE)’ 프로젝트를 통해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두나무 산하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과 STO 플랫폼 개념검증(PoC)을 마쳤으며 다양한 기초자산을 수용할 수 있는 독자 플랫폼 구축에 한창이다.

KB증권도 토큰증권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투자계약증권 등 신종증권에 국한하지 않고 회사채, 펀드, 신탁수익증권 등 기존 전통 금융자산의 온체인화를 STO 사업의 핵심 방향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캔톤 재단, 웨이브릿지와 협력해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캔톤 네트워크 기반 디지털자산 인프라 적용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증권사들이 신종증권만으로는 토큰증권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STO 플랫폼 구축 역량을 갖춘 증권사들의 독자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민관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으며 7월 중 세부적인 제도 방향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내년 2월4일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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