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한 달 넘게 계속해서 빠져나가 9000선을 넘보던 코스피 발목을 잡고 있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2조 7730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8일 2644억 원대로 순매도 규모가 줄었지만 9일과 10일 연일 2조 원대로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5월 7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에서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 달 넘게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 기간 외국인은 총 74조 1025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급등에 따른 비중 조절과 함께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둔 글로벌 자금 재배치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11일(현지시각·한국 기준으로 오는 12일) 세계 시가총액 7위 수준인 1조 8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IPO를 추진 중이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IPO 참여를 위해 기존 시장에서 일부 유동성을 회수하고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 부장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 상장이 임박하면 글로벌 유동성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 대비 급등세를 보인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5주 연속으로 5억 7000만 달러 자금이 이탈했단 점도 짚었다.
외국인의 강한 순매도세는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과 맞물려 코스피의 반등을 제약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일 장중 8933.62까지 오르며 9000선 돌파 기대를 키웠으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의구심 △금리 인상 우려 △중동 불안 재점화 등이 겹치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7730.82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선 스페이스X가 상장하는 11일(현지시각)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쉽게 멎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스페이스X는 나스닥100 지수에 조기 편입이 예상되는데, 이 경우 패시브 펀드들이 리밸런싱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스페이스X의 매수를 위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선점 수요가 몰려 주가가 급등한다면 그에 비례하는 수급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 경우 수급의 블랙홀 효과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이스X에 이어 앤스로픽, 오픈AI 등 AI 초대형 기업들이 하반기 IPO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자금 재배분에 따른 외국인 수급 부담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 기업의 예상 기업가치는 상장 시점 기준 각각 9650억 달러, 850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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