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 에볼라 위기 타개 위해 '제프티' 무상공급·자비 임상 공식 제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10:57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현대바이오(048410)사이언스의 미국 법인 현대바이오 USA가 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 환자들을 구하기 위해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인 ‘제프티’(XAFTY, CP-COV03)의 임상약을 무상 제공하고, 필요시 임상 비용까지 직접 부담하겠다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는 현대바이오 USA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에볼라 발병국 보건당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서한을 접수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격적인 결정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의 코로나19 및 엠폭스 글로벌 임상을 이끌었던 세계적 감염병 권위자 데이비드 스미스(Dr. Davey Smith) UC샌디에이고 교수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스미스 교수는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 확산 세를 진화하기 위해 제프티의 신속한 투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적 판단을 현대바이오 USA 측에 전달했고, 회사 측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국제 공조 체계가 가동됐다.

스미스 교수가 제프티의 긴급 투입을 제안한 근거는 WHO의 긴급 투약 규칙(MEURI)에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치료 대안이 없는 치명적인 전염병 비상 상황에서는 최소한의 과학적 데이터와 안전성만 확보되면 정식 승인 전이라도 환자에게 선제적 투약이 가능하다.

제프티는 이미 한국에서 300명 규모의 코로나19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확고한 인체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현대바이오 USA는 현지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현재 보관 중인 제프티 임상약을 즉각 무상 공급해 방역 최전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바이오 USA는 긴급 투약 외에 현지 보건당국이 효과 검증을 위한 신속 임상시험을 원할 경우에 대비해, 임상 비용 전액을 회사가 직접 부담하겠다는 제안도 함께 건넸다. 통상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국가 기관이 임상을 진행하려면 예산 확보와 복잡한 절차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는 점을 고려한 결단이다.

특히 제프티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이력’(Drug History)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인체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은 공중보건 위기 시 시간 소모가 큰 동물효능실험을 생략하고 즉시 현지 임상에 진입할 수 있다. 스미스 교수 역시 이 점을 들어 제프티의 즉각적인 임상 신청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과학적 명분도 확실하다. 세포실험 결과, 제프티 주성분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IC50(바이러스 활성을 50% 억제하는 약물 농도) 수치는 이미 인체 임상에서 효과를 입증한 코로나19나 뎅기 바이러스보다 더 낮은 농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적은 양으로도 에볼라 바이러스를 더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본사 역시 미국 법인의 이 같은 인도주의적 결단에 적극적인 지지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배병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뎅기열 임상이 순조로운 가운데, 제프티는 에볼라 등 고위험 감염병에서도 의미 있는 치료 후보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대비 낮은 농도에서 확인된 에볼라 대상 IC50 데이터는 개발을 추진할 강력한 과학적 명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WHO와 각국 보건당국이 치료 이익을 과학적으로 검토해 신속하고 투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택성 현대바이오 USA 대표 또한 “변이가 출현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될 때 신속하게 투약하여 생명을 구하는 것이 범용 항바이러스제의 존재 이유”라며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약물 무상 제공과 자비 임상 진행을 결정했다”고 이번 결단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미국 국방부 산하 의학방어협력체(MCDC) 회원사인 현대바이오 USA는 에볼라 발병국에 제공할 제프티 임상약을 규정에 따라 보관 중이며, 국제 사회의 절차가 진행되는 대로 신속히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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