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인증만으론 부족"…거래 경쟁력 확보 필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전 11:01

한국무역협회(사진=한국무역협회.)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글로벌 할랄 소비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시장 접근 방식의 인식 차이가 수출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11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할랄 소비재 시장 교역 구조와 진출 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할랄 소비재 수입시장은 약 4000억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농수산식품이 52.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생활용품(19.4%), 의약품(16.3%), 패션의류(8.7%), 화장품(3.3%)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가 16.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13.1%), 튀르키예(11.8%), 말레이시아(9.1%), 인도네시아(9.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글로벌 할랄 소비재 시장 내 한국산 제품 점유율은 0.9%에 그쳤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 수출 가운데 할랄 시장 비중도 올해 기준 9.4%로 최근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시장 참여 역시 제한적이었다. 최근 10년간 전체 소비재 수출기업 중 할랄 시장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 비중은 30.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는 이 같은 배경으로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인식 차이를 지목했다.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3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은 할랄 시장 진출의 핵심 요소로 ‘할랄 인증 확보’(3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해외 바이어 47개사는 가격과 품질, 공급 안정성을 거래의 핵심 요소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할랄 인증이 시장 진입을 위한 기본 요건일 뿐 실제 거래 성사는 제품 경쟁력과 거래 조건이 좌우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국가별 특성에 맞춘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프리미엄 제품과 품질을 중시하는 시장으로 평가됐다. 할랄 인증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사실상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가격 경쟁력과 공급사와의 소통 등 관계 중심 거래가 중요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가성비 중심 소비가 강하고 온라인 유통 채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올해 10월부터 할랄 인증 의무화가 본격 시행돼 인증 확보가 필수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이 인증 획득에만 집중하기보다 가격 경쟁력과 품질, 안정적인 공급 능력 등 실질적인 거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역시 인증 지원을 넘어 컨설팅과 유통, 현지 마케팅을 연계한 지원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K-컬처 확산으로 할랄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시장 확대의 적기”라며 “단순 인증 확보를 넘어 현지 바이어가 중시하는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 구조에 맞춘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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