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가 살린 韓석화…2분기도 반사이익 전망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7:17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중동 사태로 올해 1분기 반짝 흑자를 기록했던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2분기에도 중동 특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며 석화 제품의 가격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조적 공급과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전쟁 종료 후 역(逆)래깅 가능성은 위험요소로 지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6월 나프타분해설비(NCC) 마진은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 1분기에 톤(t)당 240달러, 2분기 평균 289달러였던 NCC 마진은 6월 395달러까지 치솟았다. NCC 마진이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NCC 설비에서 나오는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의 평균 마진으로, NCC 공장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2분기 NCC 마진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국내 석화 기업들의 흑자 기조도 유지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핵심 석화 기업들은 올해 1분기 깜짝 흑자를 냈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일부 석화 설비 피격으로 공급이 줄어들며 제품 가격이 팍 오른 덕분이다. 특히 NCC에 특화된 롯데케미칼은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NCC 마진 급등 이유 중 하나로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 하락이 꼽힌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나오는 액체 혼합물로, 석화 기업들은 이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중동 전쟁 전 t당 600달러 수준에 머물던 나프타 가격은 유가 급등에 따라 1000달러를 훌쩍 웃돌기도 했는데, 6월 들어 700달러선까지 떨어지며 안정화된 분위기다. 다만 이번 마진 상승이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단기 현상인지, 아니면 공급부족 지속에 따른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업계에서는 중동 전쟁 종료 이후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고 유가가 안정화될 경우 대규모 적자가 덮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석화 기업들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낸 이유는 저렴한 원료를 구매한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과의 시차로 인한 ‘래깅효과’ 덕분인데, 반대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비싼 원료를 투입해 싼 값에 판매하는 역래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중동 사태로 적자에 허덕이던 석화산업에 숨통이 트인 수준”이라며 “이 시기를 활용해 사업재편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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