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팝니다"…벤츠·페라리 등 성수서 마케팅 격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5:12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가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의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페라리, 포르쉐 등이 이곳에 체험형 공간을 열며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강남 일대의 고급 쇼룸에서 차를 팔던 방식 대신 성수의 감성적 공간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으로의 전환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 전경. (사진=이윤화 기자)
11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페라리 코리아가 최근 성수에 마련한 브랜드 체험 공간은 10대부터 20~30대까지 다양한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지난 5월 19일 공식 개관한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는 자동차 탄생 140주년을 맞아 벤츠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년 여간 운영한다. 코펜하겐·스톡홀름·프라하·도쿄에 이어 서울이 다섯 번째 거점으로 선정됐다. 벤츠는 올해 총 18개 도시로 이 프로젝트를 확장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 내부 전경.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 내부 전경.
스튜디오 내부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과 브랜드 탄생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 공간 ‘더 오리진(The Origin)’을 중심으로, 커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시승 프로그램까지 결합한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꾸며졌다. 신규 프리미엄 멤버십 ‘메르세데스-벤츠 서클’ 론칭과 부분변경 S클래스·마이바흐 S클래스 사전계약도 동시에 진행하며 브랜드 경험과 실제 판매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벤츠 스튜디오 서울을 방문한 20대 A씨는 “벤츠와 자동차의 역사를 눈으로 볼 수 있는 뮤지엄 공간과 커피 전문점이 결합된 형태라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벤츠 차량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카사 페라리(Casa Ferrari)'. (사진=이윤화 기자)
카사 페라리 내부 전경.
이달 8일에는 페라리코리아가 성수동 쎈느(Scene)에서 한국 최초의 ‘카사 페라리(Casa Ferrari)’를 공식 개장했다. 이탈리아어로 ‘페라리의 집’을 뜻하는 카사 페라리는 그동안 전 세계 주요 자동차·라이프스타일 행사에서 극소수 VIP 고객에게만 허용되던 프라이빗 공간이다. 이번에는 21일까지 일반 대중에게도 문을 열었다. 다만 하루에 8팀 정도만 미리 예약해야만 방문 할 수 있고, 벤츠 스튜디오 서울과 달리 내부 공간은 넓지 않았다.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실내 프라이빗 라운지와 차량 전시 공간, 야외 가든이 어우러진 구조다. 내부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들로 꾸며졌으며, 레이싱·스포츠카·라이프스타일이라는 페라리의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행사에서는 V8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4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3초 만에 도달하는 신차 ‘아말피 스파이더’가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14일에는 페라리 고객들을 초청해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의 하이라이트 ‘르망 24시’를 함께 시청하며 레이싱에 대한 페라리의 열정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통적인 강남권 전시장 대신 성수동을 택한 데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성수동은 낡은 공장과 창고 건물이 개성 있는 카페·갤러리·편집숍으로 탈바꿈하면서 패션·아트·라이프스타일 문화가 뒤섞인 젊은 세대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1020~3040세대가 몰려드는 이곳은 팝업스토어의 흥행을 가늠하는 테스트베드이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의 진원지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입장에서 성수는 단순한 상권이 아니라 브랜드 감도가 높은 젊은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문화 플랫폼”이라며 “이곳에서의 경험이 SNS를 통해 증폭되는 효과까지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