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치솟아도 하늘길 붐빈다…항공 수요 예상밖 '선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7:17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치솟으면서 항공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여객 수요와 화물 물동량은 예상보다 견조해 실적 하락을 일부 방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사진=연합뉴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모든 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82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인천공항 국제선 여객도 632만명으로 6.8% 늘며 5월 기준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유류할증료가 올랐는데도 주요 노선 실적은 비교적 견조했다. 지난달 인천공항 기준 일본 노선 여객은 178만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중국 노선은 122만명으로 16% 증가했다. 미주 노선은 67만명으로 14% 증가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유럽 노선은 48만명으로 13% 증가했다.

이 같은 항공 수요는 외국인 관광 회복세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화 약세로 한국 여행의 가격 매력이 높아진 데다 K콘텐츠 인기로 관광객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골든위크 효과도 수요 회복에 힘을 보탰다.

화물 부문도 실적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올해 1~4월 전체 항공 화물 물동량은 123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도 지난달 26만톤으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도 항공 화물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인천공항의 반도체 운송 실적은 1406억 달러(약 214조 6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1억 달러(102조 450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무게와 부피가 작으면서도 제품 가격이 높아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화물로 꼽힌다.

항공사별 체감 영향은 다소 엇갈릴 전망이다. 대형 항공사는 장거리 노선과 화물 매출 비중이 비교적 커 고환율·고유가 부담을 일부 흡수할 여력이 있다.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단거리 노선 중심인 데다 화물 매출 비중도 작아 이 같은 완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노선 회복은 LCC에도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7년 만에 한중 운수권이 확대되면서 중국 노선 공급 증가와 단거리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노선은 일본 노선과 더불어 LCC가 비교적 빠르게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표적인 근거리 시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 고유가·고환율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여러 방면에서 체질을 개선하고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며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확대하지 않던 화물 사업 등도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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