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양보다 질…하나금융연구소 "은행별 전문영역 발굴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6:11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은행이나 금융그룹들이 자기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산적 금융을 공급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경제산업분석팀장이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민간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수빈 기자)
하나금융연구소의 김남훈 경제산업분석팀장은 11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민간금융의 역할’ 발표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가 민간 금융사들의 양적 경쟁으로 이어지고 특정 산업으로의 자금 쏠림도 심화된다는 점에서 산업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소와 산업연구원, 하나금융연구소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전략적 산업정책 시대의 금융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김 팀장은 우선 우리나라 산업 상황부터 짚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수요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 속에 통상규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구 감소로 소비 여력이 줄고 정부 제정 여력도 제한된 상황에서 산업 성장을 견인하려면 제조 기술력과 수출 경쟁력을 고도화해야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산업구조의 전환과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지점에서 민간 금융의 활동 영역이 커진다고 봤다.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서 김 팀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신용 공급은 세계 각국과 비교해 낮은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업으로의 공급 쏠림이 심하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이에 “양보다 질적으로 미래 성장을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신용 공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면 현재 금융사는 중소기업 여신 공급시 담보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기술력 중심의 혁신기업, 기술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한국은행의 조사를 인용하며 “혁신기업이나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으로의 산업으로 여신이 공급될 경우 전체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며 담보 중심의 여신 공급 관행에서 기술력과 미래가치를 평가해 여신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팀장은 생산적 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간금융의 발전 방향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우선 각 금융그룹 또는 은행들이 전문성 있는 영역을 발굴해 각자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총량을 확대하는 것에서 금융 공급의 질적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기술 또는 미래 가치를 판별할 수 있도록 기업 기술 평가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민간금융의 산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산업정책연구기관과의 협업 및 연구도 필요하다고 봤다. 아울러 여신보다는 직접 금융 생태계를 확대하고 벤처캐피탈(VC) 등의 플레이어가 시장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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