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성장펀드 타면 돈 따라온다…VC 펀딩 '부익부 빈익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6:36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국민성장펀드 1차 위탁운용사(GP) 선정을 계기로 벤처캐피탈(VC) 펀딩시장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출자자(LP) 자금이 국민성장펀드 선정 GP로 먼저 향하면서 일반 블라인드펀드와 모태펀드 자펀드의 결성 부담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11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10일 'IBK 국민성장펀드 1호' 국민성장 매칭 1차 위탁운용사 선정계획을 공고했다. 위탁운용 금액은 총 4000억원 이내다. 신청 대상은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분야 정책성펀드 1차 사업에서 생태계 전반 및 특정 목표 지원 분야에 선정된 운용사다.

이번 출자사업은 새 GP를 폭넓게 모집하는 일반적인 공모와 성격이 다르다. 국민성장펀드 1차 GP로 선정된 운용사가 직접 제안하면 성장금융이 운용사와 운용인력, 펀드 운용계획 등을 평가해 수시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IBK와의 기존 협업 사례, 향후 협업 방안, 투·융자 복합지원 연계 가능성 등도 선정 과정에 반영된다.

금융권의 국민성장펀드 후속 매칭은 IBK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앞서 KB자산운용도 이달 초 'KB 국민성장 기업지원 제1호 2026-1차 출자사업'을 공고하고 2000억원 규모의 출자 절차에 들어갔다. 이 역시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분야 정책성펀드 1차 GP로 선정된 운용사를 대상으로 한다.

통상 정책자금을 확보한 GP는 민간 LP를 설득해 나머지 결성액을 채워야 한다. 그러나 국민성장펀드는 1차 선정을 전후로 KB와 IBK등 금융권 LP들이 적극적으로 별도 출자사업을 내거나 선제 검토에 들어가며 GP와 LP의 위치가 달라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앞서 이번 국민성장펀드 1차 사업은 총 11개 운용사가 선정됐으며, 펀드 결성 목표액은 약 3조9000억원이다. 규모가 큰 만큼 민간 매칭 부담도 작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이 금융권 LP들의 선점 움직임의 GP들의 결성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LP가 국민성장펀드 트랙을 우선 검토하는 배경에는 위험가중자산(RWA) 부담 완화도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비상장주식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2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고,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정책목적 펀드에는 100% 수준의 특례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같은 벤처 출자라도 일반 블라인드펀드보다 국민성장펀드 연계 펀드가 자본 부담이 작은 것이다.

반대로 국민성장펀드 트랙에 올라타지 못한 운용사들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 금융권 LP들의 검토 우선순위가 국민성장펀드 선정 GP로 옮겨가면서 일반 VC 블라인드펀드나 모태펀드 자펀드의 민간 매칭 환경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벤처투자의 출자사업도 예전만큼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 모태펀드는 국내 VC 시장의 대표 정책자금으로 운용사들이 먼저 참여를 검토하는 출자사업이었지만, 국민성장펀드가 대규모로 출범하면서 정책자금 내에서도 우선순위 경쟁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산 여건도 녹록지 않다. 지난 4월 1차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올해 중소기업 모태 출자 사업 예산은 1700억원에서 1100억원 줄어든 600억원으로 확정됐다. 반면 국민성장펀드는 1차에 이어 지난달 1조 6000억원 규모의 2차 사업까지 공고했다. 정책자금과 민간 금융권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국민성장펀드와 기존 모태펀드 간 시장 주목도 차이가 더 커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VC 펀딩시장의 양극화를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GP는 정책자금과 금융권 매칭 자금을 함께 확보하며 결성 안정성을 높이는 반면, 비선정 GP나 중소형 운용사는 같은 LP 풀을 두고 더 어려운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 VC 관계자는 "LP를 만나보면 국민성장펀드 관련 건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다른 출자사업을 안 보는게 아니라 일반 블라인드펀드나 모태 자펀드는 결성까지 변수가 더 많아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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