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치약사업 결국 안 넘긴다…윤상현표 사업재편 속도 조절[only 이데일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1일, 오후 08:06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콜마그룹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계열사 사업 영역을 명확히 분리하는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콜마(161890)와 계열사 에치엔지(HNG) 간 추진되던 치약 사업 양수도 계약이 전격 백지화됐다. 큰 틀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이어가되, 일부 사업 이관에 있어서는 내부 재평가를 거쳐 속도 조절 및 전략적 수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콜마 본사 건물 전경.(사진=한국콜마)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콜마는 자회사 에치엔지와 체결했던 치약 사업 부문의 포괄적 양수도 계약을 지난 4월 2일 상호 합의 하에 전격 해제했다. 애터미 치약 등을 생산해 온 해당 사업부는 이번 해제 결정에 따라 기존대로 한국콜마 내에 잔류하게 됐다.

당초 양사는 지난 3월 6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콜마의 치약 사업 부문 일체를 약 150억원에 에치엔지로 이관하는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하지만 양수 기준일인 4월 13일을 앞두고 계약을 물리면서 양사 간 사업 양수도는 최종 무산됐다.

에치엔지는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외품 제조(ODM·OEM) 전문 중견기업으로, 최근 화장품 사업 부문을 한국콜마 측에 넘기고 건기식 중심의 전문 생산기지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계약 해제와 관련해 양사 간 정산하거나 반환할 금액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콜마는 치약 사업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현 체제 내에서 유지될 전망이다.

이번 치약 사업 이관은 윤상현 부회장 체제하에서 본격화된 콜마그룹 전사 사업 구조 재편의 큰 그림과 맞닿아 있다. 화장품은 한국콜마, 건기식은 콜마비앤에이치로 정체성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뼈대다.

실제 올 1분기 동안 콜마비앤에이치 측은 화장품 제조 전문 자회사인 콜마스크 지분 전량과 에치엔지의 화장품 사업 부문을 각각 한국콜마와 콜마유엑스로 넘기며 약 400억원 규모의 '화장품 떼어내기'를 순조롭게 마쳤다. 치약 사업 양수도 역시 양사 간 사업 포트폴리오 교환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시장에서는 한국콜마의 화장품과 건기식 사업 분리라는 거대한 재편이 무리 없이 성사된 상황에서, 유독 치약 사업 이관만 철회된 것을 두고 현실적인 셈법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간 물리적인 사업부 쪼개기보다 생산 효율성이라는 '실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치약은 의약외품으로 화장품과 건기식 어느 쪽으로도 명확히 귀속되기 모호한 측면이 있다. 이를 억지로 에치엔지로 떼어내기보다는 기존 한국콜마 내에 구축된 퍼스널케어 밸류체인(생산 설비 및 인력)과 연계해 운영하는 것이 원가 경쟁력 유지나 중복 투자 방지 측면에서 낫다고 경영진이 재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치약 사업 양수도는 무산됐지만 콜마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과 핵심 사업 집중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굵직한 화장품-건기식 계열사 정리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만큼 한국콜마는 일원화된 뷰티 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자금을 확보한 콜마비앤에이치는 주력인 건기식 본업 실적 개선에 역량을 쏟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치약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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