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1 © 뉴스1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재차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6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충이 크지 않다"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성장·물가·금융안정 세 축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 측면에서는 올해 1분기 실질 경제성장률 등을 언급하며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 측면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해 상방 압력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섰고, 그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근원물가 오름세도 일부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으로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체감물가와 관련이 깊은 생활물가는 소비자물가를 웃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의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상방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공급충격의 파급 영향이 확대되고 수요측 물가 압력도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에너지 공급망의 정상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과 기업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도 잠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안정 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급증을 경계했다. 신 총재는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매매 및 전월세 가격의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추가 상승기대도 다시 높아졌다"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른바 '빚투'도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주가 상승과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자금이 유출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변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기업의 납세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환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중동사태의 전개 등에 영향받아 환율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물가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금리 인상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통화정책은 시장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물가 상승의 부담은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선제적인 물가안정 노력은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과제와 관련해서는 주택시장·가계부채 리스크 점검과 거시건전성정책 공조를 강조하면서 원화 국제화를 통한 외환시장 심도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신 총재는 다음 달로 예정된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역외 선물환(NDF) 거래 수요를 역내로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지금의 상황은 우리의 노력이 축적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은 외부 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뀐 데 따른 결과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차분히 현실을 진단하면서 다가올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