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차타드 "비트코인 사실상 바닥 통과…크립토 윈터 끝났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3일, 오전 11:01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월가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가 최근 비트코인 하락세가 사실상 바닥을 통과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 온 가상자산시장의 ‘겨울(crypto winter)’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1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이제 가상자산 가격의 저점을 확인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시장의 겨울은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이 최근 5만9000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것이 이번 사이클의 최저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약 12만6000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53% 가량 하락했다.

켄드릭 총괄은 지난 8개월 동안 가상자산 시장이 큰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는 최악의 국면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향후 시장 반등의 촉매로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 번째는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가능성이고, 두 번째는 이날 진행된 스페이스X의 초대형 기업공개(IPO)다.

켄드릭은 다음 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동 분쟁으로 원유 공급이 위축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시장이 압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만약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현실화된다면 유가 상승 국면이 종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6달러 수준으로 1.5%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도 베팅하고 있다.

켄드릭은 유가 하락이 미국 국채금리를 낮추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면서 가상자산 같은 위험자산을 압박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켄드릭 총괄은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금 유출도 곧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 50억달러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ETF 출시 이후 가장 강한 매도세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IPO에 참여하기 위해 비트코인 ETF를 매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일부 투자자들은 IPO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켄드릭은 자신의 전망이 확인되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하는 지표는 비트코인 ETF 자금 순유입 전환, 국제유가 추가 하락, 스트래티지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매입 발표 등이다. 특히 스트래티지가 다음 주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를 발표할 경우 시장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는 올해 2월 비트코인 목표가로 10만달러를 제시한 바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6만4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일주일 동안 약 5% 상승했다.

켄드릭은 최근 조정이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ETF 자금 유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 상승 추세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란 관계 개선과 유가 안정, ETF 자금 흐름 회복 여부가 향후 비트코인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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