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설치된 은행 ATM기. 2026.5.3 © 뉴스1 김진환 기자
증시 활황 속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열흘 만에 1조6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사용이 급증하며 증가세를 주도하자 은행들은 이번 주부터 한도 조정 등 자율 규제에 나섰다.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도 치솟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6%를 넘어 차주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신용대출 열흘새 1.6조 늘어…마통 43조 육박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 1379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 6226억 원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 증가액은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2조 1741억 원)으로 늘었는데, 이달 들어서도 열흘 새 잔액이 급증하며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3년 8월(104조 4171억 원) 이후 최대치다. 증시 활황에 주식 시장으로의 '빚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한 레버리지 빚투 수요가 급증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42조 8170억 원으로, 지난달 말41조 5324억 원 대비 1조 2846억 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할 때 자유롭게 꺼내 쓰고 쓴 금액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상품으로, 통상 여유 자금이 생기면 곧바로 채워 넣어 이자 부담을 줄이지만 최근엔 대출을 상환하기보다는 주식 시장으로 자금을 밀어 넣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614조 3770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9890억 원 늘었다. 이를 반영한 가계대출 잔액은 773조 6100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조 7870억 원 늘었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 6% 돌파…주담대 상단은 7% 훌쩍 넘어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도 잔액이 폭증세를 기록하며 향후 차주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7~8월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금리 상승에 대출금리 역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력 신용대출 금리는 4.39~6.08%로 상단이 6%대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엘리트론2 상품의 경우 5.07~6.08%, 우리은행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금리는 5.05~6.05%로 하단은 5%를, 상단은 6%를 넘어섰다.
신한·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6%를 넘어선건 지난 202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7%대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은행 5년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4.46~7.34% 수준이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 주담대 금리 상단은 8%, 신용대출 금리는 7%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통 한도 축소·비대면 판매 채널 차단 등 자율 관리 나서
금리 인상 기조에도 잔액이 증가세를 기록하자, 금융당국은 자율 관리 촉구에 나섰다. 5대 은행은 하루 만인 지난 12일 우선 전방위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태다. 우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줄이고, 금리 인상과 비대면 판매 채널 차단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일반 신용대출의 최대한도를 1억 원으로, 마이너스통장의 최대한도는 5000만 원으로 제한한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약정금액 3000만 원을 초과하는 마이너스통장 중 약정기간 및 만기 직전 3개월 기준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는 만기 연장 시 최대 20%까지 한도를 감액한다. '잠자는 마통'부터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면·비대면 신용대출 합산 일별 접수량이 내부 관리 기준을 넘을 경우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농협은행도 오는 15일부터 전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약 0.1%포인트(p) 축소한다. 우대금리를 줄이면 그만큼 실제 대출금리가 오르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신용대출 신규 신청 시 차주의 연 소득과 관계없이 개인별 최대한도를 1억 원으로 제한했다. 현재 신용대출은 지난해 6·27 부동산 대출 규제에 따라 연 소득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지만, 고액 연봉자의 경우 1억 원을 초과해 받을 수 있었던 만큼 사실상 고소득자를 겨냥한 추가 규제라는 평가다. 마이너스통장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를 줄이는 조치도 강화한다.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은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 접수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핀다·토스·뱅크샐러드 등 플랫폼을 통한 신규 유입을 차단해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겠다는 취지다.
doyeop@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