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라던 金, 전쟁 중 25% 추락…종전이 반등 불씨 될까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4일, 오전 06:00

서울 시내 금은방 거리에 골드바 광고가 결려 있다. 2026.4.1 © 뉴스1 안은나 기자

올해 초 고공 행진하던 금값이 20만 원 선까지 하회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금 가격이 중동 전쟁 이후에 오히려 약세를 이어가면서 금 투자자들의 손실과 자금 이탈도 커지는 모습이다.

미·이란 종전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중동 불안이 잦아든 뒤 금값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가 하락 시 금값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으나 연초 같은 급등세 재현은 어렵다고 봤다.

27만원 목전까지 올랐던 금값, 20만원 선도 하회…-25% 부진에 자금 유출 지속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의 국내 금 시세(99.99_1㎏)는 12일 기준 20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29일 종가인 26만 9810원보다 24.39% 낮은 수준이다.

27만 원 목전까지 올랐던 금값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 11일 장중 19만 678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금 가격이 20만 원 선을 이탈한 건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약 반년 만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금값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지정학적 불안,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상반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미·이란 전쟁까지 터지자 하락세를 탔다.

금값이 꺾이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상장지수펀드(ETF)는 37.91% 하락하며 전체 원자재 ETF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수익률 부진이 길어지면서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같은 기간 금 관련 ETF 9개 상품에서는 총 2191억 원이 순유출됐다.

중동 불안에 유가 급등→금리 부담 커져…안전자산은 커녕 매력 떨어진 金
금값을 끌어내린 핵심 요인은 미·이란 전쟁 이후 불거진 유가와 금리 부담이다. 전쟁 리스크가 곧 금값 상승으로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은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미·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번지며 국제유가가 뛰었고, 시장은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보다 유가 발 인플레이션 재점화와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더 주목한 탓이다.

유가 상승은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켰고, 이는 미 국채금리와 달러가 강세를 불러왔다. 결국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상대적 투자 매력이 낮아졌다.

미·이란 종전 합의 가능성에 커지는 반등 기대…급등세 재현은 '글쎄'
시장에서는 전쟁 이후 금값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언급하면서, 양국이 조만간 종전 로드맵을 담은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에 국제유가는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긴장 완화, 국제유가의 반락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전망"이라며 "긴축 경계심을 자극한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면 국채금리와 달러지수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금속 시장에 다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도 "탈달러화 기조 등 중앙은행의 금 매입을 유발했던 요인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하반기 금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초와 같은 급등세가 재현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주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해협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견조한 미국의 노동시장 상황으로 인해 연준의 금리 동결 기간이 길어질 확률이 높아졌다"며 남은 기간 2~3분기 금 전망치를 온스당 4000~47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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