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경동나비엔 제재...하도급 ‘서면발급 의무’ 위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1:17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경동나비엔이 하도급 단가합의서에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혐의 등으로 제재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동나비엔이 가정용 난방기기 부품 등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하도급법상 서면발급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업체는 보일러 등 가정용 난방기기 제조업 1위 사업자로, 2024년 기준 매출액은 1조 2469억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2021년 6월17일부터 2024년 6월14일까지 98개 수급사업자에게 점화트랜스, 난방공급관, 온도센서, 온도퓨즈 등 가정용 난방기기 제조에 쓰이는 부품의 제조를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436건의 단가합의서에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가합의서는 하도급거래의 핵심 요소인 납품 단가를 기재한 문서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을 위탁할 때 하도급대금과 지급방법 등 계약 내용을 적은 서면을 발급하도록 하고, 해당 서면에는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경동나비엔은 단가합의서 하단 서명란에 회사 직인을 누락하거나, 회사 대표성이 없는 실무자가 본인 이름으로 서명해 발송한 사례가 있었다. 일부 단가합의서는 양식 자체에 수급사업자의 서명란만 있고 원사업자의 서명란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서면은 적법한 서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도급거래공정화지침은 ‘양 당사자의 기명날인이 없는 서면을 발급한 경우 서면미발급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경동나비엔의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해 향후 동일하거나 유사한 위반행위를 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다만 현행법상 과징금 상한이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낮아 제재의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액 과징금 부과기준 금액 상향, 과징금 부과기준 합리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과징금 제도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향후 위반행위의 정도에 상응하는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법 위반 억지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하도급 거래에서 관행적으로 불완전한 서면을 발급해 온 행태를 적발·제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서명 누락 등 서면미발급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자료=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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