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지급액 17조원 돌파...고용보험 재정 ‘빨간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1:32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17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고용보험기금 지출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부진으로 실업급여 수요가 늘어난 반면 보험료 수입 증가세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여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고용노동부의 ‘2025회계연도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총지출은 20조 94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8조 3284억원보다 14.3% 증가한 규모다. 고용보험기금 지출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안정 지원이 집중됐던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지출 증가를 이끈 것은 실업급여였다. 지난해 실업급여 계정 지출액은 17조 4833억원으로 전체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업급여 수급자가 늘어난 데다 출산 전후 휴가급여와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 지급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금 수입은 지출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해 고용보험기금 수입은 20조 348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보험료 등을 포함한 자체 수입은 19조 7985억원, 일반회계 전입금은 55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은 수입보다 지출이 5920억원 많은 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재정 여력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7조 8003억원이었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예수금을 제외한 실질 적립금은 796억원에 그쳤다. 사실상 차입금에 의존해 기금을 운용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 여력도 법정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 등에 대비해 연간 지출액의 1.5~2배 수준을 적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실업급여 계정의 적립 배율은 0.1배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고용보험 재정건전성 악화가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취업자 수가 줄어 보험료 수입 기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경기 둔화로 실업급여 수요가 늘어나면 기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용시장에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17개월 만이다.

정부는 제도 개선 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금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성보호급여 재원 분리, 실업급여 제도 조정, 보험료율 인상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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