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스페이스X 0주' 여파…운용사들도 줄줄이 '빈손'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4일, 오후 02:07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자사에 배정된 공모주 물량을 최종적으로 받지 못했다. 이 물량을 배정받아 자사의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하려 했던 자산운용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상장한 스페이스X의 국내 판매 물량을 최종 배정 과정에서 확보하지 못했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주식 231만 4815주를 배정받는 내용의 공동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공모가(135달러) 적용 시 3억 1250만 달러(약 4700억 원) 규모로, 이 물량이 국내 기관투자자 등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표주관사의 물량 최종 배정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에는 판매 가능한 물량이 하나도 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청약증거금을 전액 환불했다.

인수단 참여에 따른 인수 비율과 실제 투자자에게 판매 가능한 최종 물량 배정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정받는 최종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나스닥 상장 직후 미국 내 기관투자자 등의 수요가 크게 늘자 현지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래에셋증권의 물량을 재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청약 최종 배정 과정에서 주식을 받지 못하면서 자사 ETF에 스페이스X 편입을 추진하던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계획도 틀어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배정받은 스페이스X 주식을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와 '한국투자글로벌우주기술&방산 펀드'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TIGER 글로벌AI액티브 ETF'와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 ETF' 등에 편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모주 확보가 불발되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장 첫날 장중 매매를 통해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 내 스페이스X 편입을 진행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스페이스X 상장 이틀 후(T+2)부터 스페이스X 주식을 매입해 편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고객 공지를 통해 청약 결과를 기다려 준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종 배정 물량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사전에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바 있는 만큼 피해 보상 문제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동안 국내에서 스페이스X 청약을 유일하게 추진하면서 글로벌 대표 증권사 이미지를 쌓았던 미래에셋증권의 평판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을 믿고 거액의 자금이 묶였던 기관, 상장 첫날 스페이스X 편입이 예정됐던 ETF의 개인 매수자들 위주로 비판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일과 관련한 경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이 공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이유와 과정 등에 대해 살펴볼 전망이다.

한편 이번 국내 청약과는 별개로, 미래에셋그룹은 증권·생명 등 계열사들이 자체적으로 참여한 스페이스X IPO에선 공모주를 배정받았다. 총 4억 6000만 달러(약 7000억 원) 규모의 약정 금액 중 약 절반 정도가 청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법인을 통해 미국 현지 기관 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한 물량이기에 이번에 실패한 국내 건과는 별개로 청약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절대적 지위에 있는 미국 대표주관사의 재량에 따라 최종 물량이 결정되는 구조였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동안 스페이스X 청약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던 국내 투자자들의 박탈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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