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부실 털기 속도…건전성 회복은 아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3:33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경·공매를 통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PF 대출 축소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NPL) 매각을 통해 건전성 개선에 나서는 동시에 연체채권에서 발생하는 대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저축은행업계가 경·공매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을 축소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사진=챗GPT)


14일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게시된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사업장은 36곳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주단을 대표해 사업장 관리와 채권단 협의 등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을 뜻한다. 해당 사업장의 전체 규모는 1조 6478억원이다. 다만 PF는 여러 금융사가 공동 참여하는 구조인 만큼 실제 저축은행의 익스포저 규모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경·공매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NPL) 매각 등을 통해 PF 익스포저를 줄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저축은행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매각 추진 사업장이 91곳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다. 업계는 PF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 이후 공동펀드와 경·공매 등을 활용해 부실 사업장 정리에 집중해 왔다.

이 같은 PF 정리 노력은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당기순이익은 3338억원으로 전년 동기(440억원) 대비 2898억원 증가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8018억원으로 전년 동기(9058억원)보다 감소했다. PF 대출 축소와 부실채권 정리 과정에서 충당금 부담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PF 관련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8.9%로 전년 말(8.0%)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PF 대출과 NPL 규모는 감소하고 있지만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자산 기준 상위 4대 저축은행(SBI·한국투자·웰컴·OK)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633억원으로 전년 동기(2614억원) 대비 75.8%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웰컴저축은행 43.6%, SBI저축은행 17.9%, 한국투자저축은행 17.5%, OK저축은행 17.0%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개된 전체 매각 추진 사업장도 5월 말 기준 25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착공 전 사업장은 198곳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본PF 전환에 실패했거나 사업성이 저하된 사업장 정리가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PF 연착륙 작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 마무리 단계로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분양 증가와 공사비 상승, 지방 사업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중소형 부동산 사업장 관련 부실이 잔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의 경우 매수자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리 작업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등록된 사업장 수를 PF 부실 확대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에 사업장을 등록하는 것은 매각을 통한 부실 자산 정리 과정의 일환”이라며 “매각 추진 사업장 수만으로 PF 건전성 악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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