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계양대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사진=이영훈기자)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개발 과정에서 현실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한다.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비교하고 분석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새로 구축된 HPC 인프라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된 서버로 구성돼 기존 대비 연산 속도가 약 5.8배 개선됐으며, 가상 검증량도 약 6배 증가했다.
사업부별로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스마트폰 모든 각도 낙하시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TV 낙하·발열 검증, 생활가전사업부의 세탁기 다이어프램 장기 검증 및 로봇청소기 충돌 검증, 네트워크사업부의 라디오 유닛(RU) 방열 검증 등에 HPC 인프라가 활용될 예정이다.
HPC 인프라 도입으로 기존 15일이 걸리던 TV 낙하 검증은 2일로, 세탁기 낙하 검증은 15일에서 5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물 시제품을 제작해 반복 시험하던 과정을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함으로써 개발 리드타임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검증 기간 단축이 곧 신제품 출시 속도와 직결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TV 시장에서 경쟁 우위 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물리적 제약으로 수행하지 못했던 시험도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의 모든 각도 낙하 검증은 기존에 미진행 영역이었으나 HPC 인프라 도입으로 700개 케이스를 1일 만에 검증할 수 있게 됐고, 실물 검증에 의존하던 세탁기 다이어프램 장기 검증도 2일 내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AI 자율공장은 제조 전 공정에 AI를 적극 적용한 공장으로, 자재 입고부터 생산·출하까지 전 공정에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도입하고, 품질·생산·물류 ‘AI 에이전트’를 통해 데이터 기반 분석과 사전 검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에 오픈한 HPC 서비스는 제품 개발 단계의 디지털 트윈을, AI 자율공장은 제조 단계의 디지털 트윈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개발 단계에서 축적된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해석 역량이 제조 공정의 디지털 트윈으로 연결되면서,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AX 체계가 완성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PC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을 개발 현장의 일상적인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가상 검증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도와 적용 범위가 함께 넓어지는 만큼, 2030년 AI 자율공장으로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디지털 트윈 전환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