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소재 중고차 수출단지 모습(자료사진). 2022.3.16 © 뉴스1 임세영 기자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움츠러들었던 한국 중고차 수출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면 한국 중고차 최대 시장인 중동 수출길이 약 4개월 만에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향(向) 재고가 워낙 많이 쌓인 데다 해상 운임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중고차 수출 정상화까지 반년은 소요될 전망이다.
중고차 수출 28.7% 감소…중동, 중고차 수출 1/3 차지
15일 한국무역협회(KITA)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고차 수출 대수는 21만 1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전체 중고차 수출 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대(對) 중동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결과다.
올해 1~2월 1만 4294대였던 중동 수출 물량은 3~4월 4508대로 68.5% 감소했다. 특히 중동 최대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같은 기간 93.6% 급감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나서면서 중고차 중동 수출도 물꼬를 틀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양국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오는 19일부로 정상적으로 통항할 수 있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개방을 약속했다. 전쟁 기간 이란이 거론했던 해협 통행료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필수 한국수출중고차협회장 겸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 중고차 수출의 가장 큰 활로였던 중동 시장이 전쟁으로 막혔다가 이번 종전 합의로 다시 열리게 됐다"며 "한동안 어려웠던 중고차 수출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도 "전쟁으로 위축됐던 중고차 수출 물량이 반등하는 만큼 업계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항 재고 쌓였는데 해상운임 치솟아…올해 중고차 수출 60만대, 2년 전 회귀할 듯
다만 수출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개월간 수출되지 못한 중동향 재고가고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항에 도착한 수출 중고차들이 공터를 넘어 주택가에 불법으로 주차됐을 정도로 이미 엄청나게 많은 물량이 쌓였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재개된다고 해도 재고가 모두 소진돼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반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항은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의 80%를 담당하는 최대 항구다.
치솟은 해상 운임도 걸림돌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상 중동 노선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816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전쟁 이전과 비교했을 땐 4배 가까이 올랐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은 대당 마진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해상 운임이 비쌀 경우 수출업자들이 손해를 우려해 선적 자체를 주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 수출이 정상화되더라도 올해 전체 중고차 수출 역성장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하다. 중동 수출길이 4개월 가까이 막혔던 데다 지난해 시행된 러시아의 중고차 수입 금지 조치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김 교수는 "중동 수출이 올해 말까지 정상 궤도에 오른다고 해도 올해 연간 중고차 수출 물량은 재작년 수준인 60만 대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2022년 40만 4653대였던 중고차 수출 대수는 2023년 63만 8723대, 2024년 62만 7875대를 기록했다가 지난해에는 88만 5313대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seongsk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