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잘 뜨고 다녔는데"…12살 푸들, 건강검진서 실명 사실 발견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5일, 오후 04:24

평소 눈을 잘 뜨고 산책도 문제없이 하던 노령견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한쪽 눈의 시력을 이미 잃은 확인됐다(클립아트코리아(왼쪽), 더케어동물의료센터). © 뉴스1

평소 눈을 잘 뜨고 산책도 문제없이 하던 노령견이 건강검진 과정에서 한쪽 눈의 시력을 이미 잃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최근 건강검진을 위해 내원한 12살 푸들 '라떼'에서 안내출혈(Intraocular hemorrhage)과 포도막염(Uveitis), 그리고 이미 진행된 실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5일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보호자는 검진 당시 라떼에게 특별한 눈 이상 증상이 있다고 느끼지 못한 상태였다. 식욕과 활력도 양호했고 산책이나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이 없어 안과 질환을 의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기본 신체검사와 안과 검사 과정에서 좌측 눈 안쪽에 혈액이 차 있는 안내출혈이 확인됐다. 안구 내부가 혼탁해져 정상적인 안저(안구 뒷부분) 관찰이 어려울 정도였다.

고영성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안과센터 과장은 "안내출혈은 눈 안쪽 공간에 혈액이 고이는 질환으로 단순히 시야가 흐려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포도막염, 녹내장, 망막박리, 안구위축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영구적인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령견에게서는 한쪽 눈의 시력이 완전히 소실돼도 보호자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양쪽 눈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한쪽 눈이 보이지 않더라도 반대편 눈이 정상이라면 벽에 부딪히지 않고 산책이나 계단 오르내리기, 식사 등 일상생활을 비교적 잘 수행하기 때문이다.

고영성 과장은 "보호자 입장에서는 눈을 뜨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시력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실제로는 상당 기간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지내다가 건강검진이나 정밀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안내출혈의 원인과 시력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눈물 분비량 검사(STT), 안압 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 검사와 함께 망막전위도 검사(ERG)를 진행했다.

ERG는 빛 자극에 대한 망막의 전기적 반응을 측정하는 검사다. 안내출혈이 심해 망막을 직접 관찰하기 어려울 때 망막 기능이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검사 결과 우안은 정상적인 망막 반응이 확인됐지만 좌안은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단순한 출혈이 아니라 이미 망막 기능이 소실돼 시력을 잃은 상태였다는 의미다.

추가로 시행한 세극등 현미경 검사에서는 안구 내부 출혈뿐 아니라 염증세포도 관찰됐다. 의료진은 포도막염이 함께 진행된 것으로 판단했다.

포도막염은 눈 속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통증과 안압 변화, 백내장, 녹내장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안내출혈은 눈 자체의 문제뿐 아니라 전신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고 과장은 "고혈압, 당뇨병, 혈소판 감소증, 응고계 질환, 종양 등 다양한 전신질환이 안내출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안내출혈이 확인되면 반드시 혈액검사와 전신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라떼는 전신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는 점안 소염제와 경구 소염제를 이용해 안구 내 염증을 조절하며 출혈 흡수를 유도하고 있다. 재검 결과 안구 내 혈액량은 감소하고 있으며 이전에는 확인되지 않던 망막 반사판 반사도 일부 관찰되고 있다.

다만 이미 소실된 망막 기능 자체의 회복은 어려운 상태다.

고영성 과장은 "노령견에게서는 백내장뿐 아니라 녹내장, 포도막염, 망막질환, 안내출혈 등 다양한 안과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사례처럼 눈이 멀었는데도 보호자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흔한 만큼 10세 이상 반려견이라면 건강검진 시 안과 검진도 함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고영성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안과센터 과장 © 뉴스1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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