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에 환율 '이달 내 1400원대' 복귀 전망…외인 수급이 변수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0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 종전 양해각서(MOU) 합의 소식이 전해진 15일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보다 8.7원 내린 1511.1원을 기록했다. 2026.6.15 © 뉴스1 박정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임박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이달 안에 140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과 달러 선호가 완화된 데다, 외환당국의 시장안정 조치도 이어지면서 환율 상방 요인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국인 주식자금 흐름과 실제 종전 서명 여부가 1400원대 복귀 속도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급격한 하락보다는 점진적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종전 합의에 환율 하락…유가·달러도 안정 흐름
16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달러·원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1504.3원) 이후 10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발발 107일 만에 종전 합의 입장을 발표한 영향이다. 양국은 14일(현지시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하고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달러·원 환율의 핵심 변수로 꼽혀온 국제유가가 합의 소식에 먼저 반응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0.80달러로, 직전 거래일인 12일 종가 84.88달러보다 4.8% 낮아졌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배럴당 83.89달러로, 12일 종가 87.33달러와 비교해 3.9%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내년 6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해외 투자은행(IB)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동전쟁 종전 이후 원유 공급 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수요 둔화 폭이 확대될 경우 브렌트유가 올해 4분기 배럴당 70달러, 내년에는 6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내놨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90달러, 내년 평균은 80달러로 예상했다.

유가 하락은 물가 부담을 낮추고 금리 안정, 주식시장 반등,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는 대외 리스크와 글로벌 달러 흐름에 민감한 통화인 만큼, 이 같은 흐름은 달러·원 환율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도 하락세를 보이며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 11일 100.31로 100선을 웃돌았던 DXY는 종전 기대감이 커진 12일 99.75로 내려왔고, 지난 15일에는 오후 3시 30분 기준 99.52까지 떨어졌다.

외환당국 안정조치도 계속…수출기업 환전·외화지준부리 병행
외환당국의 시장안정 조치도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은 종전 합의 이후에도 △외화지준부리 연장 △NDF 거래 점검 △수출기업 환전 협조 요청 등 기존 조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주는 외화지준부리 조치를 올해 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은행이 외화를 국내에 더 보유하도록 유도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 불안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재정경제부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도 점검하고 있다. NDF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원화 환율 방향에 베팅하는 통로로, 원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적 거래가 커질 경우 국내 외환시장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

수출기업에 대한 환전 협조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 허장 재경부 2차관과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지난 11일 주요 수출기업 간담회에서 수출대금 환전과 해외유보자금 국내 유입 확대 등을 요청했다.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 확대를 통해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 "이달 내 1400원대 가능"…초반대 안착은 시간 걸릴 듯
전문가들은 이달 내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와 달러 약세로 환율을 상방 요인이 대부분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전쟁이 끝난다면 즉시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동결을 장기화하거나 인상 시기를 늦추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종전이 됐기 때문에 환율은 이달 내로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환율이 더 오를 이유는 특별히 없다"고 말했다.

다만 1400원대 초반에 안정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 하락이 물가와 금리 안정으로 이어지는 데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유가 하락이 물가 안정과 금리 조정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거치려면 최소 두세 달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변수로는 외국인 주식자금 흐름이 꼽힌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 전환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규모 순매도 규모가 환율 하락 속도를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지난 11일까지 24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순매도 규모가 75조 5690억원에 달했고,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 거래액까지 합치면 84조 629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과거 외국인 주식 매도 물량에 따른 달러 매수 수요도 남아 있다. 앞서 팔았던 주식 자금을 달러로 바꿔 나가는 수요가 이어질 경우 환율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예전에 주식 물량을 판 데 따른 달러 매수가 아직 상당 부분 나오고 있다"며 "이를 다 해소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수급상으로는 분기·반기 말 리밸런싱 수요가 계속 있어 달러 실수요가 꾸준히 있다"며 "그 실수요를 얼마나 아래로 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 종료로 인한 외국인 매도 압력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 투자를 고려하던 시장 참가자가 많았다"며 "그 과정에서 코스피는 급격한 자금 이탈이라는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외국인은 스페이스X 상장 전까지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12일부터 외국인 수급에서 변화가 나타났다"며 "시기적으로 중동 리스크가 해소된 부분도 있으나 초대형 IPO와 같은 주식시장 내 공급 충격이 소멸한 점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봤다.

스페이스X 상장 관련 글로벌 자금 이동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증시를 압박했던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될 경우 원화 강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양해각서 서명 전까지는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번 합의로 전쟁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지만,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서명식 전까지 돌발 변수를 배제할 수는 없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종전 서명을 하면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서명 전까지는 중동 지역 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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