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업종별로 다르게 주자"…오늘 최임위 '차등적용' 격돌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6일, 오전 06:00

지난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4차 전원회의에 근로자위원들이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 적정임금 논의 등을 시작하고 있다. 2026.6.9 © 뉴스1 김기남 기자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논의가 일단락된 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번에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둘러싸고 노사 간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 2000원(올해 대비 16.3% 인상)을 제시하며 인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경영계가 강하게 요구해 온 업종별 차등 적용 논의가 본격 테이블에 오르면서 향후 심의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임위는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한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 11일 제5차 전원회의에서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별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찬성 11명, 반대 15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 별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도급제 쟁점이 일단락되면서 최임위 논의의 중심은 업종별 구분 적용으로 옮겨가게 됐다.

1988년 이후 단일 적용…노사 입장차 반복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 시행 첫해인 1988년 한 차례 이뤄진 뒤, 노동계의 강한 반발로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전 산업에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되고 있다.

경영계는 업종별 지불 능력과 생산성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음식·숙박업, 편의점, 택시운송업 등 영세 사업자 비중이 높고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특히 사용자위원들은 올해 심의 과정에서 중동발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 고환율·고물가·고유가 부담 등을 이유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여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주휴수당까지 감안하면 현장의 실질 최저임금 부담이 이미 시급 1만 2000원대를 넘어섰다는 점도 경영계 논리 중 하나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 구분 적용이 사실상 특정 업종 노동자에게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업종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해당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가 발생하고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가 저임금 노동자의 최소 생계를 보장하는 데 있는 만큼, 업종별로 보호 수준을 달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은 표결 끝에 찬성 11명, 반대 15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올해 역시 노사 입장차가 커 합의보다는 표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15 © 뉴스1 김성진 기자

노동계 1만 2000원 요구안…수준 논의는 차등적용 이후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와 별도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을 먼저 제시하며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전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1만 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 1만 320원보다 16.3% 높은 수준이다. 월 209시간 기준으로는 250만 8000원이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함께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범위 확대, 업종별 구분 적용 반대,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을 요구했다.

다만 최임위에서 노사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한 최저임금 수준 논의는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가 정리된 뒤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 320원(전년 대비 2.9% 인상)이다. 지난해 심의에서는 노사 최초 요구안 제시 이후 여러 차례 수정안 논의를 거쳐 법정 심의기한을 넘긴 7월 10일 최종안이 의결됐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이 되는 6월 29일이다. 다만 업종별 구분 적용과 인상 범위 등을 둘러싼 노사 공방이 길어질 경우 올해도 기한 내 의결은 쉽지 않을 수 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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