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안 소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
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안 소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
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안 소나무숲은 ‘솔향강릉’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강문해변을 시작으로 송정해변을 지나 안목해변 근처까지 이어지는 3.5㎞ 길이의 솔숲은 걷는 내내 푸른 소나무와 파도 소리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송정해변이라는 지명은 소나무에서 연유한다. 고려 제27대 왕인 충숙왕(1294~1339년)의 부마 최문한이 소나무 8그루를 이곳에 심어 팔송정이라 불리다가 추후 송정(松亭)이 됐다고 전해진다.
주요 수종은 바닷가 기후와 환경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이다. 이 일대 소나무는 잎이 곰처럼 억세다고 해서 곰솔 또는 수피가 검은색을 띠어 흑송으로 불리는 수종이다. 송정 소나무숲은 폭이 100~400m 정도이며 전체 규모는 18㏊이다.
바닷가에서 솔숲은 흔히 볼 수 있지만 강릉 송정동의 소나무숲은 시종일관 푸르른 동해를 끼고 걸을 수 있어 걷는 맛이 살아있다. 상태가 좋은 소나무 군락은 짙은 수묵담채화를 연상시킨다. 소나무숲은 해안가를 따라 산책로와 함께 조성돼 있다. 해안에 빼곡한 소나무는 방풍림 역할을 한다.
심형준 강릉시 경포공원화팀장은 “강릉 송정동 해안 소나무숲은 모두 천연림으로 수백년 전부터 자연이 만들었다”면서 “전국적으로 해안에서 보기 드믄 천연 송림으로 2~3㎞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간 강릉을 찾는 수십만명의 방문객들이 경포대와 함께 이곳을 방문하고 있으며 강릉시에서는 공원관리팀이 이를 관리하고 있다”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당시에도 숲이 피해를 거의 입지 않으면서 보존이 잘된 숲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심 팀장은 “최근에는 맨발 걷기가 전국적으로 유행인 점을 고려해 숲길 일부에 맨발 걷기 코스를 조성하는 한편 맥문동을 식재해 걷기 좋은 코스 개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송정 해안 소나무숲은 천혜의 자연환경에 걷기 좋고, 접근성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의 카페와 식당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위치한 해안 소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
700여년을 이어져 내려온 강릉 송정동의 해안 소나무숲은 한때 사라질 위기를 겪었다. 2015년 강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숙박시설 유치를 위해 이 일대에 대한 도립공원 지정을 해제하자 숙박시설 건립이 시도됐다. 송정동 해안가 일원에 한 업체는 350여세대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소나무숲의 대규모 벌채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강릉시와 지역주민들은 수백년간 이어온 송림의 가치와 의미를 위해 개발 반대를 외쳤고 업체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 업체가 청구한 행정심판에서 강원도행정심판위원회는 ‘적법한 사업’이라며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강경한 입장과 설득은 업체의 양보를 이끌었다. 지자체와 기업, 주민이 대화를 통해 개발과 보전의 상생이 가능하다는 결실을 맺게 됐다.
결국 이 업체는 사업을 포기하고 해당 부지를 강릉시에 매각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송정동 소나무 숲에 생활형 숙박시설을 건설하려던 업체가 이 지역에 대한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변경했다”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훼손될 뻔한 산과 해안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지켜낸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심 팀장은 “송정동 해안 소나무숲은 보존이 잘 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가 인접해 있는 동시에 접근성도 좋아 연간 수십여만명 가까운 방문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시민들과 방문객들을 위해 공원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