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제미나이 필요한데…AI비서냐 AI스파이냐는 걱정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전 06:41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외부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에 나서면서 보안 문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 유출 우려로 AI 활용에 신중했던 반도체 업계가 생산성 혁신을 위해 방향을 전환하고 있지만,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산업 특성상 보안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사진=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 활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완제품(DX)부문에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를 공식 도입했고, 반도체(DS)부문도 챗GPT와 제미나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는 불과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는 설계 데이터와 공정 정보, 고객사 정보 등의 유출 우려로 외부 생성형 AI 활용에 매우 신중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23년 챗GPT에 소스코드가 입력된 사실이 알려지자 외부 생성형 AI 사용을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후 자체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활용해 왔으며, SK하이닉스는 오픈소스 기반 사내 AI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반도체 업계가 보안에 민감한 이유는 기술 유출 위험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인력의 중국 반도체 기업 이직과 기술 유출 사건이 잇따르면서 업계 경계심이 높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양사가 외부 생성형 AI 도입에 나선 것은 AI 활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기반 업무 혁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보안 리스크는 당연히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것은 업무 프로세스 혁신 효과가 그만큼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안과 무관한 영역부터 활용하거나 암호화, 권한 관리, 프라이빗 환경 구축 등 다양한 방식으로 위험을 줄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전 관계사에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 통제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AI 보안관리와 AI 보안정책 운영 관련 인력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생성형 AI 도입이 늘어날수록 보안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보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위험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며 “AI 활용 확대와 기술 보호 사이 균형을 찾는 것이 앞으로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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