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금리인상에도 꿈쩍 않는 환율…“엔캐리 청산 우려는 과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4:45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6일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이번 금리인상을 선반영했던 만큼 일각에서 우려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역시 과도하다는 평가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주간장 기준 전거래일 대비 0.5원 오른 151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으로 이날 1513.6원에서 출발한 환율은 1517.6원까지 올랐으나 상승폭을 좁히며 1511원대에서 마감했다.

장 중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며 31년 만에 1%대 기준금리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이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한 만큼 실질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와 원화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일본이 금리를 올린다는 재료는 이미 알려진 재료였다”면서 “지금은 엔화를 딱히 살 이유가 없다는 게 문제인데 국가부채도 너무 높고 성장률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에 지난 2024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에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이 재차 발생할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는 진단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위원은 “일본 엔화는 과거 금리에 굉장히 민감한 통화였지만 지난 1년간은 금리 변화에도 반응이 없었다”면서 “금리 민감도가 완전히 깨진 상황이라 향후 엔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예고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 하락에 판돈을 거는 투기적 공매도 베팅이 9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헤지펀드 등 레버리지 펀드 세력의 엔화 매도(숏) 포지션은 지난 6월9일 주간에 11만 5000계약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처럼 엔화 약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 인상 단행에도 엔화가 요지부동이었던 만큼 이날 원화 역시 사실상 보합 수준이었다. 최근 외국인의 증시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원·달러 환율은 1510원대를 기록 중이다. 시장에선 여전히 남은 이벤트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9일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FOMC에서 매파적인 스탠스가 희석되면 달러 자체의 약세가 나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미국과 이란의 MOU가 결국 체결이 되고 호르무즈가 완전히 개방이 됐다는 소식과 함께 국제유가가 좀 더 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MOU 체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본다”면서 “달러 매수세도 여전히 강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란 전쟁이 종결되도 원·달러 환율이 즉각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 중이기는 하지만 재고 및 공급 부족으로 전쟁 전 배럴당 67달러보단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쟁 장기화로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우려도 높아지면서 달러 약세 기대도 완화된 상황인 만큼 종전 이후 환율이 바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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