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신호 나왔던 5월 금통위…“당분간 물가중심 통화정책 운영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05:05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의사록을 공개한 가운데 금통위원들은 한 목소리로 물가 상방 압력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한국은행
이날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의 관심사는 환율과 인플레이션, 물가였다.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에서는 당시 금통위원들이 물가에 초점을 둔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한 금통위원은 한은 관련 부서에 “내년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에 근접하는 등 향후 물가 경로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망 경로가 다소 낙관적으로 보인다”면서 석유 최고가격제가 물가상승 압력을 미래로 이연시킬 수 있는 점, 시장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BEI) 상승세 등을 짚었다.

이에 관련 부서는 “과거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등 대규모 공급충격 사례에서도 가격 수준은 높게 유지됐으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빠르게 둔화한 바 있다”면서 “향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 회복 지연이나 유가 추가 상승 등 중동 정세 악화 시에는 물가 전망경로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답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반도체 기업의 전례 없는 영업이익 등으로 가계소득과 양호한 정부 재정여건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 가능성을 질의했다. 관련 부서는 “수요압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면서 “현 시점에선 공급 충격이 물가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향후에는 수요압력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과 공급충격이 맞물리는 2차 파급효과는 내년 1분기 정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관련 부서는 “내년 상반기 중 공급 충격의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면서 근원물가 상승률이 이전 전망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인 내년 1분기 2.5%, 2분기 2.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반도체 기업의 임금 협상 결과가 여타 업종으로 확산되면서 임금과 물가의 상승 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앞선 금통위원은 “임금 체계 변화에 따른 물가 상승압력을 빠르게 파악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물가 중심의 통화정책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전환기에 시장기대가 정책의도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당행 메시지가 구체화되면서 금리 변동성이 축소됐던 사례에 비추어볼 때 통화정책 전환기에는 시장기대가 정책의도에 부합하게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나라의 최근 장기금리 상승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현재 장기금리의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금리차)가 110bp(1bp=0.01%포인트)를 상회하고 있는데 과거 인상기 평균과 표준편차를 감안하면 통상적인 변동 범위 상단에 근접한 수준”이라면서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측 물가 충격과 글로벌 통화정책 불확실성 고조, 국내 경기 개선세에 대한 전망이 가세한 결과”라고 봤다.

환율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금통위원은 경상수지 흑자와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관련 부서는 “현재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주식자금”이라면서 “향후 전망과 관련해선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위안화 강세 등에 따른 미 달러화 약세 등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2명의 금통위원 발언도 주목된다. 금리인상을 개진한 금통위원은 “최근 시장금리 상승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에도 가장 취약한 만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리인상을 주장한 또다른 금통위원은 “공급 및 수요측 물가압력이 함께 확대되는 가운데 기대와 임금을 매개로 한 2차 파급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물가 압력 확대와 기대인플레이션 불안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금융안정 리스크가 지속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내달 16일 금통위를 개최한다. 시장에선 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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