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1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2026 이데일리 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명예회장은 이날 ‘제2차 대분기: 패권의 격돌과 글로벌 질서의 재편’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현재의 다극 체제에서 모든 강대국은 저마다 치명적인 내부 한계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로 꼽히는 그는 2000년부터 26년 동안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CSIS를 이끌다 지난달 물러난 뒤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명예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6)에서 제2차 대분기:패권의 격돌과 글로벌 질서의 재편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미·중 패권 경쟁, 이란 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하는 지정학적 지각변동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외교·안보, 금융·재정의 전환점을 다각도로 해부하고 위기 속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방인권 기자]
그러나 그는 새로운 패권국이 등장해 세계 질서를 다시 짜는 시나리오에는 선을 그었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국력이 약화되고 중국 의존도가 커지고 있으며, 중국은 부동산 위기와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미국 역시 정치적 분열과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관료주의와 규제, 인도는 오염과 부패 등 각자의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햄리 회장은 “앞으로는 중견국의 시대(Era of the Middle Powers)가 열릴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브라질,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견국들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들 국가는 기존 국제질서를 근본적으로 바꾸기보다 그 틀 안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협력 대상을 선택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중견국들의 경제 구조를 들었다. 그는 “이들 국가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와 개방된 시장, 안정적인 법 체계가 유지될수록 더 큰 이익을 얻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견국들은 기존 국제질서를 허물기보다 이를 활용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해서 “한국은 고도로 숙련된 노동력과 뛰어난 기업 경쟁력, 우수한 대학, 혁신 문화를 갖추고 있어 새로운 국제질서의 수혜를 입기에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충격적으로 낮은 출산율과 높은 주거비, 지방 소멸, 현대적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한 인구구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