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해당 노동자들과 직접적인 근로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 이에 금속노조는 현대차가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울산지노위에 시정을 신청했고 울산지노위는 세 차례 심문 끝에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청노조가 현대차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로봇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갈등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노란봉투법은 그동안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으로 여겨졌던 구조조정과 사업조직 개편 등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경우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실제 현대차·기아 정규직 노조는 올해 단체협약 교섭에서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여올 수 없다”며 인공지능과 로봇을 도입할 때 노사 합의를 거치도록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하청노조까지 별도의 교섭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현대차의 대응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교섭이 결렬되면 하청노조도 노동위원회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 법정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교섭을 요구한 하청노조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처우 개선 요구가 다른 하청노조로 연쇄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과 생산공정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직 노조와 하청노조가 서로 다른 요구를 제시하면서 교섭 의제가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직군의 하청노조가 고용 보장, 재교육, 임금 보전, 안전 대책 등을 각각 요구할 경우 현대차 노무 조직이 사실상 연중 교섭 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차는 울산지노위로부터 신청이 인정됐다는 결과만 통보받은 만큼 결정문을 확인한 뒤 후속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위원회는 판정 당일 결과만 노사 양측에 우선 통지하고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약 한 달 뒤 결정문을 통해 공개한다.
박 교수는 “현대차로서는 이번 판정을 그대로 수용하기 쉽지 않은 만큼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거쳐 행정소송까지 염두에 둘 것”이라며 “가능한 법적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는 동시에 향후 교섭에 대비한 내부 대응 전략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