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재건축에 따른 인력 이동이 곧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다. 노조는 과거에도 1년이 넘는 장기 휴업이 시행된 사례가 있었던 점을 들어, 이번 재건축 역시 통상적인 휴업과는 성격이 다른 특수한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사측은 40개월에 달하는 장기 휴업이 일반적인 단기 휴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만큼 긴 기간 동안 인건비 부담을 떠안으면서도 생산 차질까지 감내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휴업 기간 자체를 줄이거나, 휴업이 아닌 다른 방식의 고용 유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전환배치를 둘러싸고도 입장차가 뚜렷하다. 노조는 배치전환 대상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일반직의 경우 태스크포스(TF) 구성과 사내 공모제도 등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술직 전환배치 역시 2026년 6월 정기 전환배치 시점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정도로,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재건축이 끝난 뒤 원래 공장과 부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사측은 희망자에 한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고 있어, 복귀 인원이 정원(TO)을 넘어설 경우의 처리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퇴직금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중도정산과 정산구간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법적 사유 외의 중도정산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완성차 공장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부품사 및 협력사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노조 지부는 이달 15일 부품사 및 협력업체 대표자들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노조는 1공장과 4공장 재건축으로 공사가 장기화될 경우, 완성차 조합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노동자들까지 곧바로 고용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노조 측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북미 등 해외 공장으로 생산 물량이 넘어가 국내 부품사들의 경쟁력 약화와 고용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1공장·4공장 관련 현장 요구안 69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 조합원 고용·임금·기득권을 최대한 지켜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측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이를 평계 삼은 인건비 줄이기로 간주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현대차 11차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교착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공장 재건축 관련 노사 갈등은 본교섭 테이블로까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노사가 3년 4개월의 기간 동안 수천 명에 이르는 조합원의 고용을 어떤 형태로 보장할 것인가를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한 공장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