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이라도 더 끌어모으자"…은행채 발행 보름만에 13조 넘어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3:3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이 이달 들어 보름만에 13조원을 넘기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13%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증시 과열로 인한 ‘빚투’ 등 가계부채 축소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연이어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에 나섰지만, 은행채 발행은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증시로의 ‘머니무브’와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며, 조달금리가 더 뛰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단기 조달자금인 양도성예금증서(CD)가 2%대 낮은 금리 탓에 발행이 어려워져, 자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경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1~16일 은행채 발행액과 전월·전년동기 비교. (자료=금융투자협회·단위=억원)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6일 은행채 발행액은 13조 2400억원으로 지난달 같은기간(11조 7100억원)보다 1조 5300억원(13.1%) 증가했다. 전년동기 8조 6900억원과 비교하면 52.4% 급증한 수치다. 은행들이 마이너스통장 등 가계 대출 축소에도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이유는 △증시로의 머니무브로 인한 수신 여건 악화 △조달금리 추가 상승 우려 △CD발행 여건 악화 등이 꼽히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로 자금 이탈 등으로 인해 예금만으로는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워, 유동성 관리 목적의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조달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들어 은행채 발행이 늘어난 요인으로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휴전 합의로 인한 국고채 금리의 일시적 안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시적 안정 흐름을 기회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국고채(3년물) 금리는 이달 8일 3.940%이었지만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며 16일엔 3.717%로 일주일새 0.223%포인트 낮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휴전 합의로 국고채 금리가 잠시 안정화되는 상황이라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은행채 발행이 각 은행별 반기 마감으로 인해 6월에 몰리는 경향도 일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기자금 조달 방법인 CD(91일물) 발행이 어려워진 부분도 은행채 발행 증가에 영향으로 지목된다. CD금리는 16일 기준 2.920%로 은행채(무보증 AAA) 1년물 3.579%보다 0.629%포인트 낮다. 은행권 관계자는 “CD 금리가 은행채 금리보다 훨씬 낮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기대수익률이 더 낮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CD 매력이 떨어지고, 은행 입장에서도 발행이 어려워 은행채로 자금조달을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함께 은행채 금리도 뛰고 있어 대출 금리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하단이 4%를 넘어 3%대 금리가 사라졌고, 신용대출(6개월) 금리도 이달 들어 하단이 모두 4%를 넘겼다.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는 상단이 7.5%를 넘나들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기준금리 영향 등 하반기에도 상승 여지가 큰 만큼, 대출 금리에 연동돼 전반적 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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