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걱정할 때 아냐”vs“미래세대에 빚 떠넘겨선 안돼”[ESF2026]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후 07:46

[이데일리 최정훈 안유리 기자 김태섭 수습기자]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둘러싸고 재정건전성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재정 규모 자체보다 예산의 효율적 집행이 중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저출생·고령화 시대 미래세대 부담을 고려한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유일호(왼쪽부터) 전 경제부총리와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영준 전 한국재정학회장(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앨런 아우어바흐 UC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 이영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6)2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지속 가능한 조세·재정정책’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새 정부 조세재정정책의 현황과 쟁점’ 토론에서는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영준 전 한국재정학회장(한양대 교수)이 재정정책 방향을 놓고 상반된 시각을 제시했다. 조 의원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적극적 재정 활용을 강조한 반면, 전 교수는 재정 지속가능성과 미래세대 부담을 고려한 보다 엄격한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재정건전성을 국가채무 비율만으로 판단하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계나 기업도 생산적인 투자라면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며 “국가 역시 단순히 확장재정이냐 긴축재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을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육성 등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는 미래세대 부담이 아니라 미래세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재정건전성을 지나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오히려 재정운용계획이 제대로 수립되고 집행되는지, 예산 평가와 환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정준칙을 법으로 경직적으로 규정하는 방식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해 행정부와 지속적으로 재정정책을 점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전영준 교수는 한국의 재정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출산율이 소폭 반등했지만 장래 인구추계는 출산율이 OECD 중위 수준까지 회복된다는 낙관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저출생·고령화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사회에 ‘재정 착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채무 비율이 주요 선진국보다 낮다는 이유로 재정건전성을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지만, 현재 제도와 지출 구조가 유지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준칙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예외조항을 늘리거나 공기업으로 부담을 이전하는 방식 등으로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재정정책의 장기적 비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과도한 빚을 물려주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공공부문에서는 미래세대 부담 문제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권자들이 정책 선택의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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