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대형원전 영덕·SMR 기장 낙점…AI 전력수요에 원전 속도전(종합)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7일, 오후 07:56

한국수력원자력 고리1, 2, 3, 4호기. 2024.5.7 © 뉴스1 윤일지 기자

신규 대형원전 후보부지로 경북 영덕군이, 소형모듈원자로(SMR) 후보부지로 부산 기장군이 각각 선정됐다.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과거 원전 예정지와 기존 원전 인프라 지역이 다시 선택됐다.

부지적정성·주민수용성 우위…천지원전 예정지 다시 선택 신규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 건설 후보부지로 대형원전은 영덕군, SMR은 기장군을 각각 선정했다고 밝혔다. 제11차 전기본에는 대형원전 2기 2.8GW와 SMR 실증로 1기 0.7GW가 반영돼 있다. 대형원전은 2037~2038년, SMR은 2035~2036년 도입을 목표로 한다. 대형원전 후보지 평가에서는 영덕군이 91.01점을 받아 울산 울주군 82.63점을 앞섰다. SMR 후보지 평가에서는 기장군이 87.11점으로 경북 경주시 84.56점을 넘어섰다. 평가는 부지적정성, 환경성, 건설적합성, 주민수용성 등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분야별 배점은 각각 25점이다. 평가 항목에는 지진동, 지표단층, 해양생태계, 온배수 영향, 전력망 비용, 부지 조성비, 주민 여론조사, 지방의회 찬성률 등이 포함됐다. 영덕군은 부지적정성 23.20점, 환경성 21.80점, 건설적합성 22.27점, 주민수용성 23.74점을 받았다. 울주군은 각각 21.60점, 20.20점, 21.20점, 19.63점이었다. 총점 격차는 8.38점이었다. SMR 후보지 평가에서는 기장군이 부지적정성 21.60점, 환경성 20.00점, 건설적합성 23.60점, 주민수용성 21.91점을 받았다. 경주시는 각각 19.80점, 20.80점, 23.93점, 20.03점이었다. 경주시는 환경성과 건설적합성에서는 기장군보다 높았지만, 부지적정성과 주민수용성에서 밀렸다. 평가위는 영덕군이 5㎞ 이내와 밖 주민 여론조사, 부지적정성, 환경성 등에서 다른 지역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장군도 5㎞ 이내와 밖 주민 여론조사, 부지적정성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원전 후보부지는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노물리, 축산면 경정리 일원이다. 영덕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천지원전 1·2호기 건설 예정지로 고시됐던 지역이다. 당시 한수원이 일부 부지를 매입했고, 지질 조사와 환경영향평가도 상당 부분 진행된 바 있다. 천지원전 계획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과정에서 백지화됐다.

향후 대형원전 2기 추가 가능성…SMR은 '원전벨트' 품 안에서 영덕은 이번 공모에서 원자로 4기 수용이 가능한 규모의 부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확정 고시 과정에서 실제 부지가 축소될 가능성은 있지만, 신청안대로 부지가 확정될 경우 이번 대형원전 2기를 짓고도 추가 원전 2기 수준의 공간이 남는다. 전력수요가 더 늘어날 경우 별도 신규 공모 없이 같은 부지 내 추가 원전이나 SMR 배치를 검토할 수 있는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주민수용성도 영덕 선정의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18%가 신규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에서는 원전 건설이 침체된 지역경제와 인구 감소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SMR 후보지로 선정된 기장군은 부산 기장군 장안읍 일원이다. 기장에는 국내 첫 상업원전인 고리원전을 비롯한 기존 원전 인프라가 있다. 송전망과 운영 경험, 관련 인력, 협력업체 기반이 이미 형성돼 있어 SMR 실증로 추진에 필요한 산업 생태계와 연계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한수원은 2025년 2월 제11차 전기본이 확정된 뒤 같은 해 3월 부지선정 절차를 안내했다. 4월에는 정책·인문, 환경, 원자력, 지질·지진 분야 외부 전문가로 평가위를 구성했다. 올해 1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후보부지 유치 공모를 냈고, 3월 30일 접수 결과 대형원전에는 울주군과 영덕군, SMR에는 경주시와 기장군이 신청했다. 평가위는 공모 마감 뒤 4~5월 부지·환경 기초조사를 진행했다. 5월 20~21일에는 현장실사를 했고, 6월 5~10일에는 주민 여론조사를 거쳤다. 이후 수집 자료와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종합평가를 진행해 후보부지를 확정했다.
반도체·AI 데이터센터 수요 대응…비수도권 송전망 부담은 과제
이번 선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신규 원전 정책이 다시 속도를 내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원전 지을 데가 없다"며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원전은 지어서 가동하는 데 최소 15년이 걸린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계와 원전업계에서는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전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다만 이번 결과는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부지 선정 결과다. 실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지역 협의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대형원전과 SMR 후보부지가 모두 경상권에 위치하면서 수도권 전력 수요를 위해 비수도권에 발전소와 송전망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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