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아닌 홉에서 추출한 CBD"…반려동물 헬스케어 새 시장 열리나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7일, 오후 09:08

보미 조셉 박사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홉 유래 바이오 산업 육성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대마가 아닌 홉(Hops)에서 추출한 칸나비디올(Cannabidiol·CBD)이 사람과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 관리, 발작, 심혈관 건강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되면서 관련 산업 육성과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17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선 '대마 없는 CBD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홉 유래 바이오산업 육성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합법적 식물인 홉 기반 CBD의 과학적 특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소개하고 대마 유래 CBD와 구별되는 새로운 바이오 소재로서의 시장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계와 의료계, 시민단체,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CBD 성분의 활용 가능성과 규제 개선 방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마 아닌 홉에서 CBD"…반려동물 활용 가능성 주목
이날 발표에 나선 미국의 건강과학자이자 약용식물 전문가 보미 조셉 박사는 홉 유래 CBD의 과학적 특성과 반려동물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조셉 박사는 홉 유래 CBD가 대마와 달리 환각 및 향정신성 효과를 유발하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생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홉 품종인 '키리야 홉(Kriya Hops)'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CBD를 생산하는 최초의 비(非)대마 식물이라고 소개했다. 또 대마 유래 CBD와 구분하기 위해 '파이토비디올(Phytobidiol·PBD)'이라는 명칭을 상표 등록했다고 밝혔다.

야생 홉(호프)의 모습(포럼 자료 발췌) © 뉴스1

특히 반려동물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조셉 박사는 "미국에서는 말과 개, 고양이 등을 대상으로 한 CBD 제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해 홉 유래 CBD를 적용한 반려동물 제품 사업은 전년 대비 400%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는 THC에 매우 민감해 대마 유래 제품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홉 유래 CBD는 THC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 대상 연구에서 홉 유래 CBD가 수면 및 불안 장애 완화, 발작 진정, 소화기 염증 조절, 심혈관 보호 등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또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골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사이토카인 매개 염증성 질환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 근거를 제시했다.

조셉 박사는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헴프 시드(Hemp seed) 오일 제품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헴프 종자(씨앗) 자체에는 CBD나 THC 등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헴프 시드 오일에서 CBD가 검출됐다면 종자 자체보다는 가공이나 포장, 보관 과정에서 꽃이나 잎 등 다른 부위와 접촉해 발생한 오염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펫헬스케어 가장 빠른 성장 시장"…산업계 기대
박정은 화학공학 박사가 '홉 추출 CBD, 새로운 산업의 시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홉 유래 CBD의 산업적 가치와 반려동물 시장 전망도 제시됐다.

박정은 고등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화학공학 박사)은 '홉 추출 CBD의 과학적 특성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하며 반려동물 헬스케어를 가장 유망한 응용 분야 중 하나로 꼽았다.

박책임연구원은 "CBD는 특정 식물의 전유물이 아니라 식물계에 존재하는 천연 화합물"이라며 "맥주 원료인 홉은 이미 국내 식품공전과 화장품 원료 기준에 등재돼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폭넓게 활용되는 안전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특히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펫헬스케어는 홉 유래 CBD가 적용될 수 있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북미와 유럽에서는 반려동물용 진정, 관절, 피부 건강 관리 제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향후 10년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예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원장이 홉 유래 바이오 산업 육성 포럼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반려동물 의료 현장에서도 홉 유래 CBD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김예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현재 홉 유래 CBD를 활용한 반려동물 영양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불안과 스트레스, 발작, 심혈관계 건강 관리 등에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80조원 시장 열린다"…규제 개선·산업 육성 기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홉 유래 바이오 산업 육성 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CBD 규제 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행사에 참석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내에서는 CBD가 대마에서 추출되는 성분이라는 이유로 대마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천연물질이 국민 건강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와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CBD 등 의료적 가치가 있는 성분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재분류하고 의약품 제조와 원료 재배를 허가받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홉 추출 CBD를 국내에 수입하고 있는 이재열 미스론팜 대표는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CBD는 그동안 대마 유래 성분이라는 인식 때문에 국내에서 활용 논의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홉은 이미 식품과 음료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식물인 만큼 대마와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마 CBD 시장은 2030년께 8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K-뷰티와 K-푸드, 반려동물 산업 경쟁력을 갖춘 한국 역시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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