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트 소스·BTS 푸드까지 판다…'틀' 깨는 K면세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전 11:40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명품과 화장품(뷰티) 중심이었던 국내 면세점들이 기존 틀을 깨고 상품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특히 K콘텐츠와 함께 인기가 급상승 중인 K식품(푸드) 영역을 세분화, 색다른 시도로 고객 경험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점. (사진=신세계면세점)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점과 명동점에서 판매하는 ‘이삭토스트 소스’의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의 판매량은 전주대비 13.8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29일의 경우 불과 하루 만에 전 물량이 품절되기도 했다. 지난달 초 공식 입점한 이삭토스트 소스는 국내에선 팔지 않고, 해외 채널과 신세계면세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다.

이삭토스트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길거리 K푸드로 꼽히는 브랜드다. 명동점의 경우 이른 아침부터 외국인 관관객들 사이에서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다. 최근 신세계면세점은 식품 큐레이션존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를 인천공항 1터미널점에 확장하는 등 K푸드 브랜드 유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이삭토스트를 전략적인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이삭토스트 소스 외에도 고추장 브랜드 ‘케이첩’, 스프레드 잼 브랜드 ‘쎄콩데’, 약과 브랜드 ‘만나당’, 수제양갱 브랜드 ‘금옥당’ 등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K푸드 브랜드를 적극 입점시켰다. 최근 한국에서 경험한 K브랜드들의 경험을 해외로 가져가고자 하는 면세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기 위한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면세 고객들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한국에서 경험한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K푸드, 웰니스,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천공항 1터미널 DF1(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에서 사업을 시작한 롯데면세점도 상품 다각화 전략을 비슷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달 9일 팔도·hy와 식품 브랜드 ‘아리’를 면세업계 단독으로 유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리는 팔도와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가 함께 기획한 브랜드다.

아리는 롯데면세점 김해공항점, 부산점, 인천공항 2터미널 등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9일엔 김포공항점에도 아리를 입점시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요 식품업체의 노하우와 BTS의 ‘팬덤 파워’를 한 번에 아우를 수 있는만큼 외국인 소비자를 흡수하는데 있어 주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면세점의 올 1분기 외국인 대상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이 면세업계 단독으로 판매하는 푸드 브랜드 '아리'. (사진=롯데면세점)
이 같은 면세점들의 상품 전략은 최근 업계가 마주한 업황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국내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 이후 기존의 고가 명품과 뷰티에만 의존했던 사업 구조가 한계에 부딪혔다. 개별관광객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대세가 되고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활로를 타개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 이는 신세계면세점·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DF1 구역에서 철수하는 등 업계 전반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최근의 상품군 다각화도 변화의 연장선이다.

K푸드의 경우 최근 K콘텐츠 열풍으로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지는 상황인데다, 외국인들이 호응하는 K팝 스타들과의 연계도 수월한 편이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가격대도 높지 않아 K푸드를 일종의 매장 유입용 상품으로 꺼내드는 업체들의 사례도 있다. 더불어 외국인 개별관광객 입장에서도 K푸드는 효과적인 경험 소비 상품이다. 여러모로 면세점 입장에선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최근 업체들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단 분석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면세산업의 상황을 보면 어찌됐든 고객이 한 번이라도 매장에 들리게끔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과거처럼 사러 와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젠 면세점들이 다양한 상품군으로 외국인 고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시도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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