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닉 유전 터졌다" vs "바이오 괜히 샀다"…반도체 없는 개미 가슴 까맣다

경제

뉴스1,

2026년 6월 18일, 오후 05:51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포인트를 돌파 마감한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로 마감했다. (공동취재) 2026.6.18 © 뉴스1 최지환 기자

"중동이 석유로 놀고먹었듯, SK하이닉스 주주는 유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
"반도체 덕에 수익률 1000% 넘었다" "돈 복사 중인데, 삼전이 회사보다 낫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종목토론방)

"바이오에 걸 게 아니라 반도체에 걸어야 했는데. 코스닥이 아니라 코스피에 걸어야 했는데!"(카카오톡 주식투자 관련 단체 메시지방)"

집 사서 실거래가 겨우 1억 원 올랐는데, 그 돈으로 삼성·하이닉스를 샀더라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9000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증시 랠리의 수혜는 반도체주 투자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반도체 주식이 없는 이들의 포모(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 심리도 커지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9.6p(2.25%) 상승한 9063.8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8000선을 넘어선 지 16거래일 만에 9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장 중 9106.07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구천피' 새 역사를 이끈 것은 이번에도 반도체 대형주였다. 코스피가 지난 5월 26일 처음으로 8000선을 넘은 뒤 9000선까지 12% 안팎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3.93%, 38.33% 올랐다. 연중으로는 각각 202.34%, 312.44% 급등했다.

이날도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 KRX 지수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하지 않은 지수는 KRX 보험(1.03%)을 제외하고 전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KRX 금융·은행·산업재·헬스케어·경기소비재·증권·K콘텐츠·운송·자동차·철강·건설·에너지화학 등이 일제히 부진했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별 희비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밸류체인주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수익에 환호하고 있지만, 여타 업종에 투자하거나 금,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자금을 투입한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반도체주를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호가 이어졌다. 온라인 종목토론방과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는 "월급보다 주식 수익이 더 크다", "인생이 바뀌었다" 등 들뜬 반응이 잇따랐다. 투자자들은 코스피 9000선을 넘어 1만 포인트, 이른바 '만스피' 달성도 시간 문제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된 투자자들은 포모를 호소했다. 코스닥 시장, 인터넷 플랫폼에 투자했다고 밝힌 한 회사원은 "지수는 사상 최고라는데, 내 계좌는 여전히 마이너스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금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도 "전쟁 때문에 안전 자산에 투자했다가 랠리를 놓쳤다"고 토로했다.

시장에서는 뒤늦게 반도체주를 추격 매수하려는 투자자와 고점 부담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 AI 반도체 사이클은 시작 단계"라며 추가 매수에 나서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너무 오른 만큼 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도 확산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 기대가 맞물리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계속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 수요가 반도체에 집중되고 있고, 증시 또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양극화 장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당분간의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더라도 확산의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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