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본사 출근길이 ‘검은 옷’을 입은 직원들로 메워지면서, 지난달 타결된 노사 합의가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8일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들이 경기 수원 본사에서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단체 행동은 DX 부문 조합원이 주축인 제3노조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강동 사업장을 시작으로 16일 구미, 18일 수원까지 전국 사업장으로 자발적인 캠페인 참여가 확산하는 추세다.
동행노조는 오는 23일 광주, 24일 우면 사업장에서도 검은 옷 출근길 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합원들에게는 사내 프로필 닉네임을 ‘같은 회사 같은 권리’로 변경하고 연봉계약서 체결을 거부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이처럼 DX 부문 임직원들이 핏대를 세우는 핵심 원인은 지난 5월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격차 탓이다. 당시 사측은 반도체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에 합의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주도하는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 중재로 이뤄진 극적 타결이었다.
그러나 합의안 베일이 벗겨지자 내부 분위기는 급랭했다. 증권사에서 내놓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봉 1억원(세전)을 받는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자사주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 등을 합쳐 1인당 최대 6억원을 쥘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실적 부진 우려가 있는 DX 부문 직원은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게 된다. 이처럼 같은 회사 안에서 무려 최대 100배에 달하는 성과급 격차가 공식화됐다.
성과급 격차에 대한 반발 여파로 삼성전자 노조 지형은 한 달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협상 타결 전까지 조합원이 2000여 명에 불과했던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가입자 수가 2만 6117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DX 부문 전체 직원 5만 1717명 중 50.5%에 달하는 수치로 과반을 넘어섰다. 동행노조는 조합원 4만 명 달성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반면 임금 협상을 주도했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7만 6000명이 넘었던 조합원 수가 최근 5만 6450명 수준으로 줄며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했다. DX 부문뿐만 아니라 DS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메모리 사업부만 성과급을 독식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며 대거 이탈한 여파다.
사태가 커지면서 노노 갈등은 법정 공방과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등 공동교섭본부가 지난달 사측과 합의한 임금 교섭 잠정 합의안의 조합원 총회에 대해 민사소송과 투표 무효 확인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이다.
또한 동행노조는 오는 23일 DX부문 피플팀장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 부문장과의 면담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초기업노조는 최승호 위원장의 재신임 투표 절차에 전격 착수했다. 투표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 위원장은 재신임될 경우, 오는 2027년 교섭에서 DX 부문을 제외하고 DS부문 교섭 단위만 분리해 독자 교섭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