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발표를 하고 있다. 2026.6.19 © 뉴스1 김명섭 기자
기관장 평가가 처음 도입된 올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장에 대한 '미흡' 이하 평가 비율이 기관평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제도 첫 도입에 따른 기관장들의 준비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정부는 기관장 평가에서 아주미흡(E) 등급을 받은 공무원연금공단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기관장에 대해 해임을 건의했다.
정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평가는 88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과 82개 기관장의 지난해 경영계약 이행 실적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관 평가 결과 미흡 이하(D·E) 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 13곳에서 올해 16곳으로 늘었다. 최고 등급인 탁월(S)을 받은 기관은 4년 연속 한 곳도 없었다.
허장 재경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는 주요 사업, 국정과제 등 기관 본연의 업무 수행 노력과 성과를 변별력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기관장 평가에 대해서는 "단순히 기관장을 해임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기관평가와 기관장평가를 분리해 기관장의 역할과 책임성을 확인하고 기관 성과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부부처 관계자와 취재진 간 일문일답.
기관장평가의 계량 및 비계량 평가 항목은?
▶(이승철 기관장 평가단장) 아주미흡 등급은 총점 50점 미만인 경우에 해당한다. 기관장평가는 10개 비계량 지표와 2개 계량 지표로 구성되는데, 공무원연금공단과 한국국제협력단은 10개 비계량 지표 대부분에서 D 또는 E등급을 받아 전체 점수가 50점 이하로 나왔다.
비계량 지표는 기관장 리더십, 이사회 기능 활성화와 책임성 확보, 조직 구성원 및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협력, 국정과제 및 공공기관 경영혁신 과제 이행, 안전경영 등을 포함한다. 기관장 경영계약 부문에서는 성과목표 설정과 실행계획 수립의 합리성, 성과지표와 목표치 설정의 적정성, 연차별 실행계획 이행을 위한 문제 해결의 합리성, 실행계획 이행의 효율성, 성과목표치 달성도와 질적 우수성 등을 평가한다. 기관평가 결과를 일부 반영하는 기관 경영계약 성과도 계량 지표로 포함된다.
기관장 평가에서 미흡 이하 비율이 기관평가보다 높은 이유는?
▶(이 평가단장) 기관장평가에서 미흡·아주미흡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제도 첫 도입인 만큼 기관 내지 기관장들의 준비가 다소 미비했던 영향이 있다고 본다. 전체 점수 중 기관 경영계약 이행성과가 약 50점인데, 성과지표나 목표치 설정에서 미흡한 점이 많이 노출됐다. 기관의 성과지표를 그대로 가져와 기관장 성과지표로 활용하거나, 목표치를 도전적으로 설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평가 결과에 따른 학습 효과를 통해 내년에는 더 나은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무원연금공단 해임 건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
▶(이 평가단장) 공무원연금공단은 9개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제시했지만 세부 사업 재편이나 인력 재배치로 이어지지 못했다. AI 안전 종합계획도 2025년 하반기에 수립돼 당해 연도 성과가 없었다. 이사회는 13회 개최됐지만 3회가 서면으로 열려 견제 기능이 약했다고 평가했다. 감사 처분 4건, 퇴직자 임대주택 재계약 문제 등 내부 통제도 미흡했다. 안전수준평가는 목표를 A등급으로 세웠지만 실제로는 B등급에 그쳤다. 경영계약 이행실적의 경우 26개 지표를 만들었지만 변별력이 낮았고, 신규 지표 9개는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내부 청렴도도 76점에서 69점으로 하락했고, 횡령 사건과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등 사고도 발생했다.
한국국제협력단 해임 건과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
▶(이 평가단장) 한국국제협력단은 통합 ODA 개혁이 기관 자체 혁신이 아니라 외교부 주도로 이뤄진 측면이 있었다. 100여 개 단위사업이 폐지됐지만 기관장이 인터뷰 과정에서 그 내용과 영향을 설명하지 못했다. 이사회는 10회 중 5회가 안건 통지 기한을 위반했고, 실제 참석률도 68.8%로 낮은 수준이었다. 노동이사는 2025년 중 사실상 연중 공석이었다. 경영계약 이행실적에서도 주요 성과가 대부분 2026년 이후를 전제로 한 기반 조성 단계에 머물렀고, 사업 수행 효율성 지수 달성률도 79.7%로 목표에 미달했다. 고객만족도는 우수에서 보통으로 하락했고, 종합청렴도도 낮은 등급인 4등급에 정체됐다.
해당 기관장 2명이 사실 임기를 거의 마쳐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공석인 곳도 5곳이다. 기관장 평가의 실효성이 있나?
▶(허장 재경부 2차관) 기관장평가 결과는 의결을 거쳐 부처에 통보된다. 현재 공석인 5명은 해임 건의를 할 필요가 없고, 이번에는 2명에 대해 해임 건의를 했다. 다만 기관장평가는 단순히 기관장을 해임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기관장이 해당 기관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것이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사례)인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책임성을 담보하면서 기관 성과를 높이는 목적이 있다. 개인을 배싱(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관평가와 기관장평가를 분리하고, 기관장의 언더퍼포먼스로 기관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면서 기관장의 핵심 역할과 사례를 확립해 제도를 개선하려는 취지다.
경고 조치를 받으면 구체적으로 어떤 페널티가 따르는지?
▶(장정진 재경부 공공정책국장) 기관장이 경고 조치를 받은 뒤 차년도에 다시 경고 조치를 받으면 인사상 해임 건의 대상이 되는 효과가 있다. 중대재해 발생 등에 따른 경고 조치는 별도 인사상 조치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기관장이 안전사고 관리 등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 감사도 미흡을 받으면 경고 조치를 받지만 인사상 조치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감사 역량과 전문성, 기관 고유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효과가 있다.
기관장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도 차등 지급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퇴임한 경우에도 우수나 보통을 받은 기관장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미흡이나 아주 미흡을 받은 기관장은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망사고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과 산재 예방 평가 분위기는?
▶(김봉환 공기업 평가단장) (공공기관에서는) 15개 공기업에서는 약 10개 기관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동서발전과 도로공사였다. 해당 기관들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해 안전 부문 비계량 평가에서 줄 수 있는 최저점을 부여했다. 올해 안전 관련 배점은 5점에 혁신 가점 1.5점을 더해 6.5점으로 상당히 높아졌다. 사망사고 발생 여부뿐 아니라 예방 절차, 사고 이후 재발 방지 노력까지 확인했다. 공공기관 자체 사고보다 발주 공사나 협력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많았기 때문에 협력업체 안전 확보 노력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협력업체 안전 지원, 안전장비 대여, 공동 교육 등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남부발전과 남동발전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망사고 중대재해가 발생한 준정부기관은?
▶(김창완 준정부기관 평가단장) 준정부기관 중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관은 국립공원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총 5개 기관이다. 단순히 사고 발생 사실만 본 것이 아니라 사고 예방체계, 현장 안전관리 수준, 재발 방지 대책, 발주공사와 위탁·도급 사업 과정에서의 협력업체 관리·감독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들 5개 기관의 산업재해 관련 지표 평가등급은 모두 최하 등급으로 부여했다. 기관 근로자 재해뿐 아니라 도급·하도급, 발주공사의 재해 현황도 확인했다. 준정부기관은 발주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체계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발주공사 재해율과 사망사고가 2024년보다 올라간 점도 보고서에 명확히 지적했고, 차년도에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로공사처럼 산업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기관은 평가 때 더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닌지?
▶(김봉환 평가단장)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기관들이 있다. 이런 기관에 대해서는 사전예방 조치가 있었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경우 줄 수 있는 최소 등급인 E등급을 부여했다. 앞으로도 평가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 발주공사나 협력업체에서 발생하는 사고까지 평가에 포함해 협력업체로도 안전의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평가 방향을 가져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통폐합 문제가 경영평가와 관련이 있는지?
▶(허 차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경영평가는 계속 반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나 통폐합은 별도의 정책적 결정 사항이다. 아직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결정되거나 마련된 것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사항은 계속 계도하고, 필요할 경우 모범 사례나 관련 사례를 공유하면서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AI 혁신 가점이 등급 상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례는?
▶(김봉환 평가단장) AI 혁신 가점은 1.5점이다. AI가 등급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기보다는 잘하는 기관들이 더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사례를 말씀드리면 한국수력원자력은 AI를 활용해 원전 운영의 불시정지를 예방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조폐공사는 디지털 워터마크와 AI 학습을 통해 모바일 신분증 인식기술을 높였다. 도로공사도 CCTV와 AI를 함께 활용해 안전 관련 교통관제 체계를 구축했다. 이런 기관들은 AI 가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주요사업과 경영관리 성과까지 반영돼 좋은 평가등급을 받았다.
thisriv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