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 만찬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 만찬 기조연설에서 “앞으로는 실질 GDP를 볼 뿐만 아니라 명목 GDP도 봐야 한다”면서 “명목은 거시경제학에서 명목 총량은 실질 소비나 이런 것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그걸 배제하고 실질GDP를 보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요즘 같은 경우는 그게 안 맞다”고 짚었다.
이어 “명목 GDP도 최근 수출이 잘 되는 만큼 실질 성장률과 잠재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설 초반에 신 총재는 폴 로머(Paul Romer)의 내생성장론을 예시로 언급하며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폴 로머의 내생성장론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내부의 지식과 인적 자본, 연구개발(R&D)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신 총재는 “아이디어는 한 사람이 사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공유가 가능한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다”며 “이러한 아이디어가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이론”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1분기 GDP를 소개하면서는 명목 GDP를 강조했다. 신 총재는 “올해 1분기 명목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7.1%다”라면서 “실질 성장률은 3.8%인데 예전에 명목이 이렇게 컸던 적이 있나 보면 최근 2000년대 들어서는 없지만 1970년대에는 있었다”고 했다.
이어 “1970년대에도 명목성장률이 높았지만 당시에는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이 원인이었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다른데 현재 높은 명목성장률은 국내 물가 상승 때문이 아니라 수출 물가 상승에 기인한다”고 짚었다.
실질 GDP가 변하지 않더라도 교역조건이 개선되면 실질 구매력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신 총재는 “요즘 나타나는 현상도 이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총재는 “한국은 양극화가 아직 심하고 부문 간·지역 간·계층 간 심한 상황”이라며 “총량 차원에서의 혜택이 양극화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까, 낙수효과는 얼마나 경제에 온기를 미칠까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그걸 오늘 다 얘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연설 말미에는 인공지능(AI)이 장기 성장률과 거시경제 환경을 변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만약 아이디어가 이런 높은 성장률을 견인해 온 핵심 요인이라면 AI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며 “AI가 장기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지금까지 거시경제학에서 거의 법칙처럼 받아들여졌던 여러 문제들, 생산성과 인구구조에 따른 아주 낮은 성장률, 낮은 인구구조에서 따르는 낮은 중립금리 이런 문제가 혹시 바뀔 그런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 있겠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인구구조가 하나의 운명이 안 될 수도 있다”면서 “인구구조가 운명이라면 별로 크게 희망적이지 않은데 과연 아이디어로 인구구조를 극복할 수 있느냐, 있다고 가정하면 다른그림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