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골보다 중요한 것…선수 부상 막는 이 기술[AI침투보고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전 06:01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사진=챗GPT)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슛…! 골!!!!!!!!”

역전 골의 주인공이 됐다. 동시에 비운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체력보다 욕심이 앞선 나머지 골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장 밖으로 실려나갔다. 평소라면 무사했을 사소한 부딪힘에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

그것도 벌써 수개월 전. 겨우 회복한 후 나선 복귀전인 만큼 다치지 않고 최고의 기량을 보이고 싶다. 하지만 축구 후반전이 진행될수록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많이 뛴 만큼 쥐가 올라올 곳만 같아서다. 이상하게 지친 느낌도 들어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본다. 방심했다가는 또 다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되며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도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전술과 기술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고의 선수들이 부상 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각 선수도 꿈의 무대에 나가려면, 팀에 도움이 되려면 몸의 상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 기술은 데이터 기반으로 선수의 몸 상태를 기가 막히게 파악한다. 개인 몸 상태에 맞는 훈련을 제안하기도 하고 경기가 있는 날에는 선발 명단에 들어갈 선수를 추천하기도 한다. 바로 스포츠 기술 기업 큐엠아이티의 데이터 기반 선수 관리 플랫폼 ‘플코’다.

플코의 도움을 받아 선수가 훈련하는 모습이다.(사진=큐엠아이티)
◇스포츠 데이터·생체 지표 참고…최적 훈련 추천

플코는 각종 정량적 데이터와 생체지표를 기반으로 선수의 몸 상태를 분석한다. 선수는 일정, 운동시간부터 그날 훈련을 할 때 어떤 퍼포먼스를 냈는지 각종 훈련 측정데이터(피지컬·체력)를 입력한다. 경기 중 이동 거리와 그날의 특별한 변수 데이터도 더해진다. 플코는 여기에 자체 학습한 스포츠 과학 데이터를 참고해 선수에게 맞는 최적의 훈련 강도와 회복 지점을 찾아간다. 어떻게 부족한 점을 극복할지 강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즉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선수 본인의 누적 데이터를 기준점으로 보는 셈이다.

가령 플코는 선수의 심박 수를 5단계로 나눠서 선수의 상태를 분석한다. AI는 선수 심박 수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고 선수의 상태를 가늠한다. 같은 강도로 훈련해도 회복이 유독 느린 날, 각 신체부위에 비슷한 수준의 부하가 가도 회복 패턴이 평소와 다른 날은 이상 신호를 읽어낸다. 플코는 수십 명의 선수 데이터에서 이런 신호를 바로 잡아내 감독 및 코치진에게 알린다. 사람은 모든 선수의 상태를 일일이 알아내기 어렵지만 플코는 실시간으로 이상 신호를 짚어낸다. 코치진은 이를 참고해 이 선수에게 뭐가 필요한지 빠른 판단을 내리고 계획을 수정한다.

감독·코치는 그날의 선발 명단을 꾸릴 때도 플코의 조언을 참고한다. 선수들의 상황을 알려주는 대시보드에는 누구 몸에 과부하가 왔는지, 회복이 필요한 선수는 누구인지, 최적의 상태에 올라온 선수는 누구인지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표시된다.

◇골 예측은 안 돼…최고의 ‘조력자’

플코가 데이터 기반의 똑똑한 피드백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것은 아니다. 플코의 포지션은 ‘최고의 조력자’다. 현장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이들의 선택을 돕는 기술로서 역할의 범위를 명확히 설정했다.

팀의 철학과 문화를 설정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팀의 일관된 철학과 문화,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전술을 얼마나 변칙적으로, 몇 장의 카드로 갖고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상대가 전술 의도를 알아도 그걸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승리의 핵심 요건이 됐다는 뜻이다. 이상기 큐엠아이티 대표는 “팀의 철학과 문화는 기본적으로 감독과 코치진이 세우는 기준이다”며 “플코는 그저 팀이 추구하는 방향을 참고 해서 감독·코치의 의사결정에 더 확률 높고 현실적인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선수 개개인의 프로파일 데이터와 개인 발전 계획(IDP)도 더욱 중요해졌다. 북중미 월드컵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배준호 선수도 플코의 조력을 받아 자기관리를 집요하게 하고 있다. 플코가 주는 조언을 참고해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을 명확히 잡고 데이터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배 선수가 선발 명단에 들었을 때 몇 골을 넣을 수 있을지 예측하지는 않는다. 부상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오래 뛰게 조력하는 게 플코의 역할이다.

어떤 선수가 골을 넣을지, 경기 결과가 어떻게 끝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경기 중 최고의 순간, 그 순간을 가능하게 하는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플코가 각 선수의 데이터를 분석해 운동 부하를 계산한 화면이다.(사진=큐엠아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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