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도 '동결' 유력…폭염 속 커지는 한전 '역마진' 경고등

경제

뉴스1,

2026년 6월 21일, 오전 07:00

1일 서울의 상권거리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이날부터 자영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일반용전력에도 '낮에는 싸고, 밤에는 비싼' 시간대별 전기요금제가 확대 적용된다. 정부는 저녁 시간대 영업이 많은 업종의 부담을 고려해 단일요금제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2026.6.1 © 뉴스1 박지혜 기자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또다시 동결될 전망이다. 정부가 여름철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가계와 소상공인 부담을 고려해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부채가 2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과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전력 판매가 늘어날수록 손실이 커지는 '역마진'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기상청이 올여름 평년보다 더 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냉방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판매 확대가 오히려 한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분기 전기요금 또 동결 유력…길어지는 요금 억제 기조
21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22일 올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행과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공고할 예정이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단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브렌트유 등의 가격 변동을 반영해 결정되지만 실제 요금 조정 여부는 정부 정책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3분기 이후 현재까지 연료비 조정단가를 최고 수준인 +5원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동결이 확정되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13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은 7분기 연속 동결 상태가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완화를 이유로 요금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월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지금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이 장기간 묶여 있는 동안 한전의 재무 부담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6조 원에 달한다. 연간 이자비용만 4조 3000억 원 규모로, 매일 10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기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하며 누적된 손실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사옥. © 뉴스1 서충섭 기자

무더위에 전력 판매 늘어도 걱정…역마진 우려 재점화
한전의 고민은 올여름 들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로 전쟁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중동 정세 영향으로 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전 원가가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육지 계통한계가격(SMP)은 152.67원/kWh를 기록하며 한전 수익성 악화의 분기점으로 평가되는 150원 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연평균 SMP가 146원 수준에 도달할 경우 한전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월평균 SMP는 지난해 말 90원대에서 올해 들어 120원대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발전용 LNG 도매요금도 최근 두 달 연속 7% 이상 오르며 발전사들의 전력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LNG 수입 비용과 외화부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전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약 3000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수요 측면에서도 부담이 적지 않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잦아질 경우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사용량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상 판매량 증가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만, 지금의 한전에는 반드시 호재만은 아니다. 전기를 판매하는 가격은 묶여 있는 반면, 발전사로부터 사 오는 전력 구매 비용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판매가 늘수록 손실이 확대하는 '역마진 구조'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여름 전력 판매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발전 원가 상승 폭이 더 크다면 한전은 다시 역마진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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