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에 노조 지각변동…임단협, 분리 교섭 '저울질'

경제

뉴스1,

2026년 6월 21일, 오전 07:00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에 반발해 18일 '검은 옷 입기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동행노조 제공)


삼성전자(005930)의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사내 노동조합의 지각변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이탈로 단일 과반 노조 지위를 상실했고 한때 사내 최대 노조였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3대 노조로 위상이 떨어졌다. 전삼노를 대신해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을 중심으로 세 결집에 성공했다.

이런 노조의 지형 변화로 내년 임단협부터는 DX와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분리 교섭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노조의 요구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협상이 더 장기화하고 타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DS·DX부문, 목소리 반영해 주는 양대 노조로 헤쳐 모여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단협 과정에서 불거진 노노(勞勞) 갈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노사 간 성과급 합의 전부터 계속 우려했던 사내 갈등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DX부문 직원들은 최근 전국 사업장에서 '검은 옷 입기 캠페인'을 벌였다. DS부문 직원들과의 성과급 격차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전자 DX부문 소속 한 직원은 "40년 회사 생활하고 희망퇴직 위로금이 3억 원이 안 되는데 (DS부문은) 1년 차 직원이 (성과급으로) 3억~4억 원을 받는 것이 공정이냐"고 반문했다.

이런 불만은 삼성전자 내 노조의 지형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계기로 급격히 몸집을 불리며 단일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지만 협상이 끝나자마자 과반 노조 지위를 잃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조합원 7만 6000여명을 확보, 과반 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임단협 이후 조합원 상당수가 이탈했다. DX부문을 비롯해 DS 내 비(非)메모리 사업부 소속 직원들이 임단협 결과에 반발, 사측과의 협상을 주도한 초기업노조를 대거 탈퇴했다. 지난 18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5만 6350명으로 집계됐다. 임단협이 타결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2만여명이 탈퇴한 셈이다.

초기업노조 이탈자들은 대거 동행노조의 문을 두드렸다. 동행노조는 지난 3월 쟁의 투표 당시 조합원이 2263명에 불과했지만 2만 6405명(19일 기준)으로 10배 이상 조합원이 급증했다. DX부문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동행노조의 뜻에 공감한 이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2024년 총파업 당시 조합원 3만 명을 돌파하면서 사내 최대 노조 지위를 유지했던 전삼노는 올해 임단협을 거치면서 3대 노조로 주저앉았다. 물론 초기업노조 이탈자들도 전삼노에 가입, 한때 1만명 중반대까지 떨어졌던 조합원 규모가 2만 1228명(6월 18일 기준)으로 증가했다.

조합원 규모로 볼 때 초기업노조가 DS부문, 동행노조가 DX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로 재편된 것으로 보인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공동취재) 2026.5.20 © 뉴스1 김기남 기자


노조 내에선 'DS·DX' 분리 교섭 주장…임단협 구조 바뀌나

삼성전자 노조가 DSDX 노조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임단협부터는 분리 교섭이 이뤄질 수도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최근 '재신임 투표' 카드를 꺼내면서 'DS 분리 교섭'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최 위원장은 "2027년 교섭에선 DS 부문 교섭 단위 분리를 노동위원회에 공식 요구하겠다"며 "분리 교섭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공동교섭단이 아닌 초기업노조만의 교섭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DX부문 역시 올해 임단협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내년에는 분리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인력 구조상 DX부문의 전 직원이 하나의 노조에 가입하더라도 단일 과반 노조 달성은 되지 않는 구조다. 사측과의 협상에서 DS부문에 끌려다니기보다 분리해서 교섭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로 실적이 좋지 않은 DX부문 자체의 임금 교섭은 실익이 없기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삼성전자는 내년 임단협 구조가 바뀔 수도 있는 노조의 지형 변화를 두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우려는 자칫 DS·DX 분사론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는 데 있다. DS·DX를 대표하는 노조와 협상을 할 경우 또다시 분사론이 거론될 수 있다는 것이다.

DS부문과 DX부문의 상황이 전혀 다르기에 별도의 협상을 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리 교섭을 하면 회사 입장에선 더 골치가 아파질 것"이라며 "만약 한쪽의 임단협 결과가 좋으면 다른 부문에선 반발이 또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분리 교섭 요구는 직원들에게도 실익이 없기에 노조 내에서 나온 구호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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