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업 안내문이 붙은 서울 송파구 홈플러스 잠실점. © 뉴스1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섰다. 당장 숨통을 틔울 긴급운영자금대출(DIP) 수혈이 채권단과 대주주간의 '네 탓 공방'으로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다음달 3일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다가오면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채권단 대표격인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17일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에 '홈플러스 DIP 파이낸싱 관련 최종 제안'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19일 오전까지 1000억 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겠다면서 나머지 부족분 1000억 원은 MBK파트너스나 그 지정회사가 직접 추가 조달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과 김병주 MBK 회장이 개인 일반보증 제공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특히 이례적으로 99억 달러(약 13조7700억 원)의 김 회장 추정 자산을 거론하며 추가 지원 여력이 없다는 MBK를 지적했다.
"김병주 보증·남은 1000억 MBK 해결"vs"이미 4000억 썼는데, 포용적 금융 가치 실현하라"
반면 MBK 측은 메리츠가 제안한 조건이 실행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보고, DIP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봤다. 이미 2조 5000억 원의 투자금을 전액 손실 처리했고, 홈플러스 정상화에 4000억 원가량을 지원해 왔다는 입장이다.
메리츠는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의 1순위 신탁담보권자로서 홈플러스가 청산할 시 채권의 원금 회수는 물론 이자까지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메리츠를 '대형 금융그룹'으로 강조하며 단순한 담보 회수가 아닌 포용적 금융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라고 압박했다.
서울 시내 영업 중단 예정인 한 홈플러스 매장 물건 진열대 일부가 비어 있다. © 뉴스1
"이제는 채울 PB상품도 부족"…노조 "책임 떠넘기기 중단하고, 범정부 대책기구 구성해야"
대주주와 채권단의 핑퐁 싸움에서 홈플러스의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기존에도 납품 대금 부족으로 매장 진열대를 PB 상품으로 채워왔는데, 업계에 따르면 지금은 PB상품마저도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연초부터 비정상적으로 지급되던 급여도 여전하다. 4월 임금은 25%만 지급됐고, 5월 급여도 아직이다. 다가올 6월의 임금 지급 여부도 불투명하다.
홈플러스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지난해 말 1만8000명 수준이던 직원수를 현재 1만명 수준으로 끌어내렸으나, 청산에 이르면 이들의 실직과 중소 협력업체 피해 등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즉각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노조는 "MBK와 메리츠는 책임 떠넘기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정부는 즉각 범정부 대책기구를 구성하고 정책금융·정부 보증을 포함한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아직 2달의 회생 기한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현실적으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상황이면 법원이 회생을 연장하겠나"라며 "홈플러스를 '파산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h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