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2025 서울 인디뷰티 쇼'에서 방문객들이 향수를 살펴보고 있다.2025.3.13 © 뉴스1 오대일 기자
국내 향수 시장이 커지면서 뷰티 양대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들도 향료 연구·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향으로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한국적 원료와 특성을 살린 향료로 'K-향수'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향수 소비 급증…니치향수 외에도 중소 브랜드 늘어나
21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국내 향수 수입 규모는 지난달 기준 2461만 달러(377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45.3% 증가했다. 고물가 시대에 '스몰 럭셔리' 트렌드로 향수 소비가 늘어나면서 유통업계도 향수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본관에 기존보다 면적을 두 배 이상 확대한 140평 규모 '니치향수 특화존'을 조성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플랫폼 신세계V는 지난달 '향수전문관'을 오픈했다. 니치향수 소비가 늘면서 면세점에서 향수 매출도 올해 약 30% 성장했다.
향 관련 소비는 향수에서 그치지 않는다. 핸드크림을 비롯해 헤어·바디케어 제품과 최근에는 침구나 집안에 뿌리는 룸스프레이, 독서할 때 책에 뿌리는 북퍼퓸까지 향 제품 종류와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다. 취향이 세분화되는 추세에 따라 특정한 문학작품이나 감성, 지역을 강조하는 중소 브랜드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양대 뷰티 ODM 회사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10여 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향료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스맥스 향료 연구개발 모습(코스맥스 제공)
코스맥스, 한국 전통 향수 개발…1Q 매출 28.6% ↑
코스맥스(192820)는 2014년 업계 최초로 글로벌 향료 전문 연구그룹을 신설, 한국 법인을 필두로 중국(상해·광저우),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에 이르는 5개국 거점에서 맞춤형 향수 연구개발 및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코스맥스 향료연구소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 '커뮤니케이션스 케미스트리'에 화학 성분의 분자 구조 데이터만으로도 해당 물질이 어떤 냄새를 가질지 AI가 예측해 내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한 연구 논문을 등재했다.
현재 코스맥스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센트리티지'로 향(Scent)과 유산(Heritage)을 합성한 단어다. 자연과 공예, 기록 문화, 왕실에 축적된 한국 고유 향기를 복원하는 헤리티지 프래그런스 프로젝트다.
최근에는 국가유산진흥원 및 국가유산청 궁능유적 본부와 협업해 '단미르'(Danmir) 궁궐 향수 2종을 선보였다. 창경궁의 앵두나무 꽃향기와 덕수궁의 오얏나무 꽃향기를 구현해 낸 단미르 향수는 전통문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와 방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코스맥스 한국법인의 올해 1분기 향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한국콜마 향료연구센터 센서리 라운지(한국콜마 제공)
한국콜마, 제형 안정화 기술 연구…자생 식물향 DB 구축
한국콜마(161890)는 별도로 운영하는 향료연구센터에서 향료 제제(포뮬레이션)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같은 향을 보디워시나 핸드크림, 선크림 등 다양한 제형에서 균일하게 구현하는 안정화 기술과 톱노트부터 잔향까지 발현 속도를 조절하는 확산 제어 기술 등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콜마는 10여년간 축적된 향료 포뮬레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알고리즘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가 찾는 향의 방향성과 제품 제형에 맞춰 가장 발향이 뛰어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조합을 설계하고 있다. 빛이나 색, 소리 등 평가 방해 요소를 제어할 수 있는 실험실 '센서리 라운지'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또 한국 각 지역 자생 식물 향기를 원물 손상 없이 향기 성분만 선택적으로 포집하는 원천 기술도 확보했다. 한국 고유의 독자적인 향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연구원의 감각적 블렌딩을 더한 '서울숲 향', '울릉 나무 향' 등 8종 개별 향기 재현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산업에서 향이 사용되는 비중이 커지면서 관련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며 "K뷰티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K향수로도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hypar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