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작복작 조리법으로 완성한 로열라면. (사진=한전진 기자)
편의점 기준 가격은 1300원이다. 조리법은 두 가지다. 물을 끓여 대부분 따라낸 뒤 비비는 일반 방식과, 적은 양의 물을 졸이듯 끓여 그대로 비비는 ‘복작복작 조리법’이다. 후자는 봉지에 ‘꾸덕파 추천’으로 따로 적혀 있다. 더 진하고 꾸덕한 맛을 노린다기에 이 방식을 택했다. 포장을 뜯자 치즈가루가 담긴 별첨스프와 열라면 특유의 붉은 분말스프가 따로 들어 있었다.
면을 끓인 뒤 두 스프를 함께 넣자 고소한 치즈 향과 매운 향이 동시에 올라왔다. 붉은 분말과 연한 크림색 치즈가루가 섞이며 예상보다 진한 주황빛 로제 색감을 냈다. 패키지에 그려진 크림 로제보다는 매콤한 로제소스에 가까운 비주얼이다. 소스는 면 전체를 고르게 감싸며 윤기를 냈다.
열라면 구성품. 면과 함께 치즈가루가 담긴 별첨스프(오른쪽 위), 열라면 특유의 붉은 분말스프(오른쪽 아래)가 들어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소스는 치즈 풍미에 무게가 실려 있다. 체다치즈의 짭짤 고소함이 먼저 올라오고 뒤이어 크림의 부드러움이 따라온다. 치즈의 존재감이 선명한 수준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묵직하고 고소한 인상은 분명하다. 여기에 열라면 특유의 매운맛이 뒤에서 받쳐주며 느끼함을 잡아준다.
다만 열라면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매운맛은 다소 아쉽다. 불닭볶음면과 비교하면 체감상 절반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아 좋은 점이었지만 열라면 특유의 화끈함을 기대한 소비자라면 약하다고 느낄 수 있다. 분말스프만 따로 맛봤을 때는 깊은 매운맛이 분명 살아 있었던 만큼, 완성품에서도 개성이 조금 더 드러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로열라면 봉지 뒷면에 적힌 '복작복작 조리법'. 물 350㎖에 면을 넣고 4분간 끓인 뒤 물을 따로 버리지 않고 분말스프와 별첨스프를 넣어 비비는 방식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로열라면은 단순한 30주년 기념 상품 이상의 의미도 담고 있다. 최근 라면업계는 매운맛에 크림과 치즈를 더한 K로제 제품 경쟁에 뛰어드는 중이다. 삼양식품(003230)은 까르보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농심(004370)은 앞서 신라면 투움바 레시피를 제품화한 ‘신라면 툼바’를 흥행시키고, 지난달 신라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신라면 로제’까지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 역시 같은 흐름에 올라탄 셈이다. 제품 전면에는 ‘K-Spicy Royal’이라는 영문 문구도 큼직하게 적혀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염두에 둔 제품이란 얘기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 안팎, 농심은 40%가량인 반면 오뚜기는 아직 10%대에 머문다. 고환율 시대에 로열라면은 오뚜기가 K로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시험대이기도 한 셈이다.
) 오뚜기가 열라면 출시 30주년을 맞아 선보인 '로열라면' (사진=한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