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지난해 5월 말 2.10달러였던 PC용 범용 D램(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말 20.00달러까지 급등했다. 업계에서는 같은 기간 서버용 D램인 DDR5 64GB RDIMM 가격은 500달러 안팎에서 1200~1300달러로 2배 이상 올랐을 것으로 추정한다.
범용 D램값 상승으로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서버용 D램의 웨이퍼당 매출은 HBM을 추월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다이 크기와 수율, 기가비트(Gb)당 가격 등을 기준으로 HBM과 범용 D램의 웨이퍼당 수익을 추정한 결과, DDR5 64GB RDIMM의 웨이퍼당 매출은 HBM을 넘어섰다. 그동안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던 HBM의 상대적인 수익성이 올해 들어 범용 D램보다 낮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메모리 기업들이 고수익·고부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했는데, 역설적으로 제조 난도가 더 높고 공정이 복잡한 HBM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결과까지 가져온 것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올해는 범용 D램값 상승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HBM 가격 인상이 또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D램과 HBM 가격이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 계약가는 전례 없는 수준인 수 배로 급등할 것”이라며 “전체 메모리 시장 규모는 역사상 최초로 1조 2800억달러(약 1948조원)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이 그래픽처리장치(GPU)당 HBM 탑재 용량을 384GB까지 확대하고 구글 TPU를 비롯한 AI 주문형반도체(ASIC) 플랫폼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HBM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메모리 병목현상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평택과 용인에 조성 중인 차세대 메모리 생산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은 오는 2028년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역시 꾸준히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360조원, 내년의 경우 478조원으로 각각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올해 261조원, 내년 371조원에 달한다. 내년 두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85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과 HBM 사이의 수익성 역전 현상으로) 내년 HBM 가격 인상의 정당성이 확보됐다”며 “이는 내년 삼성전자 실적 하방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